"지난해 말 밀라노·토리노 폐수에서 코로나19 검출"

이탈리아 북부지역에 최소 지난해 12월부터 코로나19가 돌고 있었다는 추정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탈리아 국립 고등보건연구소 ISS는 지난해 12월 채취한 밀라노·토리노 등의 폐수에서 코로나19의 유전적 흔적이 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2007년부터 진행해온, 폐수를 통한 환경 바이러스 연구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연구진은 지난해 10월과 올 2월 사이에 북부지역 폐수처리장에서 채취한 폐수 샘플 40개를 정밀 분석했습니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18일 밀라노와 토리노의 폐수 샘플과 올 1월 29일 볼로냐 폐수 샘플에서 각각 코로나19의 존재가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샘플에서는 바이러스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최소한 지난해 말부터 바이러스가 돌고 있었다는 점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입니다.

밀라노는 이탈리아 내 바이러스 확산 거점으로 지목된 롬바르디아주의 주도입니다.

이탈리아에서는 2월 21일 롬바르디아 코도뇨에서 첫 지역 감염 사례가 나온 것으로 보고됐는데 이 결과는 바이러스 발병 또는 확산 시점을 두 달가량 앞당깁니다.

현지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확산 양상과 속도 등에 비춰 지난해 말 또는 올 1월 이미 북부 지역에서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해왔습니다.

앞서 프랑스 등의 일부 연구기관들도 코로나19가 이미 지난해 말에 유럽에 들어왔다는 점을 암시하는 유력한 정황들을 공개했었습니다.

이에 대해 ISS 측은 "이탈리아에서의 바이러스 확산 시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뿐더러 지금까지의 국제적인 연구 결과를 확인해주는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바이러스가 실제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확산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ISS는 전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중국에서의 바이러스 최초 출현 시점에 대한 논란도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31일 코로나19 발병 사실을 공식 보고했으나 서방권 일각에서는 그 이전에 바이러스가 퍼져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성진 기자(capta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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