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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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가 전날(17일) 스타모빌리티 이모 대표를 체포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대표는 친분이 있는 정치권 인사들에게 라임 사태 핵심 피의자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소개해 준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라임 사태 수사 본류가 정·관계 로비 입증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주로 금융 범죄에 초점을 맞춰 수사에 속도를 내온 검찰이 이 대표를 전격 체포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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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정·관계 줄 댄 '연결고리'였나
광주 지역 언론사 간부 출신인 이 대표는 김 전 회장과 정·관계 인사들의 '가교'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은 광주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진술에서 “로비를 위해 이 대표를 스타모빌리티에 영입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는 “일부 친분이 있는 정치권 인사를 김 전 회장과 함께 만난 적은 있지만, 직접 돈을 건네거나 청탁을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이 공통으로 “만났다”고 인정한 인물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A의원이다. 2016년 총선 준비 당시 이 대표는 평소 알고 지냈던 A의원을 김 전 회장과 함께 만났다. 이후 김 전 회장은 따로 A의원에게 당선 축하 명목으로 맞춤 양복을 선물했다. 수천만 원의 정치 자금을 전달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의원은 “김 전 회장을 알긴 하지만, 금품이나 청탁을 받은 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도 “A의원을 소개만 해줬을 뿐 따로 청탁을 한 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언론사 간부 시절 인연을 맺은 구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출신 김모씨를 김 전 회장에게 소개해 주기도 했다. 김씨를 통해 김 전 회장은 지난해 여당 정무위 소속 B의원을 국회 사무실에서 만나 라임 관련 민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B의원은 “정무위 업무라 생각하고 업계 민원을 들었던 것일 뿐”이라며 “김 전 회장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외에도 김 전 회장에게 친노(친노무현) 계열의 여당 소속 총선 후보자 C씨를 소개하기도 했다. 부산 지역에서 출마한 C씨는 지난 총선에서 낙선했다. 김 전 회장은 C씨에게도 정치 자금으로 최소 수천만 원 이상을 전달했다고 주장했으나, C씨는 “그런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 전 회장은 또 이 대표와 김씨를 통해 A의원과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D의원 등 여권 관계자들에게 2015년 필리핀 리조트 3박4일 숙박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당시 여권 관계자들과 김 전 회장은 서로 알지도 못했고 만난 적도 없다”고 밝혔으나, 검찰은 이 ‘인연’ 역시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 靑 간부 연루됐을까
라임 사태 관련 뇌물 혐의 등을 받는 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4월 18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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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 대표를 통해 전직 검찰 고위 간부, 전직 장관, 청와대 고위 관계자 등에게 로비를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김 전 회장이 나를 통해 로비했다고 주장한 사람들과 개인적 친분은 있지만, 돈을 주거나 청탁을 한 적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이 대표는 스타모빌리티를 위해 ‘라임을 도와달라’는 취지로 청와대 고위 관계자를 따로 만난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그때는 라임을 도와야 스타모빌리티가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해서 대표로서 역할을 한 것일 뿐”이라며 “청와대 관계자가 ‘내가 도울 것이 없다’고 해서 그걸로 그냥 끝났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주장과 달리 검찰은 그가 실질적으로 ‘연결 고리’ 역할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운전기사를 통해 이 대표에게 전달한 현금 등을 어디서 어떻게 사용했는지도 집중적으로 살피는 중이다. 또 김 전 회장의 주장을 100% 믿을 수 없지만, 일단 이 대표의 휴대전화 포렌식과 압수수색한 자료를 바탕으로 언급된 인물들과의 관계 파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도 부담" 관측도
김 전 회장과 정·관계 인사 사이 직접 청탁과 금품 거래 관계가 드러나면 라임 사태가 로비 사건으로 비화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광주 기반의 김 전 회장이 여권 중심으로 인맥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져 사안이 더 커질 수 있다”라고도 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검찰 입장에서 여권에 칼을 겨누는 건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일단 이 대표에게 다른 금융 범죄 혐의가 있는 만큼 체포는 했지만, 검찰이 수사를 로비 쪽으로 진전시킬지는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스타모빌리티와 관련한 배임 및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 의혹과 거리가 있지만, 체포 후 보강 수사를 통해 혐의를 추가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에게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더라도 구체적인 혐의 사실을 공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임사태는 무엇인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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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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