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눈치 보지 말라” VS “안 본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들과 설전

추 장관 “어제도 장관 지시의 공문 내려갔다”

18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 추미애 장관이 “검찰 눈치를 보지 않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지적에 “눈치 보지 않고 일 잘하고 있다”며 설전을 주고받았다.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추 장관은 민주당 의원들이 “눈치 보지 않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쓴소리를 하자 “눈치 보지 않고 잘 일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검사 출신인 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일선에 있는 검사들은 죽어라 일하는데 지휘부 몇몇 검사들 때문에 감찰 문제가 제기됐다. 감찰의 요체는 독립성인데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이 가관”이라며 “‘봉숭아 학당’이냐. 이럴 때 장관으로서 감찰부서의 감찰에 왜 간섭하느냐 독립을 지키라고 (검찰에)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원색적으로 비판했다.

이에 추 장관은 “저도 옹호하고 있지 않다. 주저하고 있지 않다”라며 “어제도 장관의 지시 공문이 내려간 바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소 의원도 검사였고, 검찰개혁 책임이 다 있다”며 소 의원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음을 은근히 돌렸다.

지난 20대 국회 법사위에서 민주당 간사를 맡았던 송기헌 의원 역시 소 의원과 궤를 같이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송 의원은 “(추 장관이) 답변하시는 것을 보고 예전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 장관님 같은 분들도 검사를 하게 되면 순치되는 게 아니냐. 지나친 이야기일까”라고 꼬집었다. 추 장관이 장관 임명후 검찰 조직문화에 닮아가며 변했다는 취지였다.

18일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추 장관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며 “압수수색 조치도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이니 지켜보겠다는 것이고 수사의 속도가 바람직한가, 제대로 하는 건가는 별개의 문제다. 질문을 통해 업무의 진지성을 폄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이러려고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게 아니다”라고 발끈했다.

추 장관은 “무슨 말씀인 줄은 알겠는데 그렇게 단정짓지 말라. 굉장히 모욕적”이라고까지 이야기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다. 통합당은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선출에 반발해 의사 일정을 전면 ‘보이콧’한 상태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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