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겨냥 “시민단체 권력화… 보조금 지급, 냉정한 판단 필요한 시기”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시민단체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 중단 필요성을 언급했다. 취임 이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김 위원장은 ‘윤미향 사태’로 불거진 일부 시민단체의 기부금 및 회계 및 집행 논란을 정면 비판하며 공세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조국, 윤미향 사태에 이르기까지 과연 시민단체들이 원래 취지에 맞게 기능을 발휘했느냐 하는 것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많은 시민단체들은 국민을 대변하는 역할을 했다”며 “시민단체의 가장 큰 목표는 사회 정의와 공정을 잘 성취하자는 것이고, 그런 이유로 정부는 그곳에 보조금을 지급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시민단체가) 특정 정치세력과 결부해 하나의 권력기관이 되는 양태, 정치 세력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민단체들에게 모금을 허용하고,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이 계속해서 우리나라의 정의와 공정을 제대로 이룩할지에 대해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사장으로 몸담았던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이 회계 부정 의혹 등에 휩싸인 것을 겨냥, 일부 시민단체의 원래 목적이 변질했다고 짚으며 시민단체에 대한 정부 보조금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성일종 통합당 비대위원도 “정의연의 국고 보조금과 국민 기부금이 총 68억 8000만원”이라면서 “정의연이 받은 성금이 얼마고 어떻게 걷었으며 누구에게 얼마 썼는지 수입과 지출을 밝히면 모든 논란은 해결되는데, 이 간단한 것을 왜 못 밝히나”라고 윤 의원을 직접 겨냥했다. 또 “길원옥 할머니께 매달 지급된 생활비가 어떻게 쓰였는지 알 길이 없다. 윤 의원은 후원계좌를 개설해 투명한 후원, 깨끗한 정치를 한다면서 왜 정의연과 관련된 의혹엔 한 마디도 하지 않느냐”고 윤 의원의 해명을 촉구했다.
여성가족부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정대협·정의연에 총 16억1400만원을 지급했는데, 각종 사업을 심의하는 자리에 정의연 이사들이 이른바 ‘셀프심사’를 통해 보조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최근 보도를 통해 불거졌다. 이에 여가부는 “2016년 이후 정의연·정대협이 수행한 피해자 지원 관련 국고보조사업의 사업자선정위원회 위원으로 정의연·정대협·정의기억재단 이사들이 참여한 바가 없다”며 반박했다. 이 가운데 여가부가 정의연에 지원한 보조금이 피해자 생활안정지원보다 위안부 기념사업에 훨씬 더 많이 쓰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감시·감독 책임론까지 불거졌다.
지난 6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
한편 정의연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의 가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길 할머니에게 입금된 정부지원금이 다른 계좌로 이체됐다는 주장에 대한 확인 차원으로, 길 할머니 가족은 검찰 조사에서도 해당 주장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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