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부동산대책] 무인도 '실미도'가 조정대상지역이라니….

실미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인천 중구 소속

80m 이하의 야산으로 채워져 사실상 무인도라 부동산 거래 없어

정부 마구잡이식 규제 설정에 탁상공론 비판 나와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무인도가 왜 조정대상지역?"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17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2003년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영화 '실미도' 포스터와 이 글귀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실미도까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은 정부의 탁상행정을 비판하는 게시글이었다. "정부가 색칠공부하다가 삐져나간 것 아니냐"는 조롱까지 나왔다.

정부는 이날 대책을 통해 자연보전권역과 접경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대부분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인천의 경우 연수ㆍ남동ㆍ서구가 투기과열지구, 중ㆍ동ㆍ미추홀ㆍ부평ㆍ계양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각각 묶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실미도 역시 행정구역상 인천 중구라는 이유로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됐다.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20㎞ 정도 떨어진 이 섬은 둘레가 6㎞ 정도로, 대부분 해발고도 80m 이하의 야산으로 이뤄져있다. 조정대상지역이 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억원 이하에는 50%, 9억원 초과엔 30%가 적용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0%로 묶인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중과된다. 하지만 실미도는 현재 무인도다. 이렇다할 거래 대상이 될만한 부동산이 아예 없는 곳조차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는 해프닝이 벌어진 셈이다.

벌써부터 시장에서는 정부의 마구잡이식 규제지역 설정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의 조정대상지역 설정을 두고 각지에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양주시의 경우 주민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와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양주도 접경지역이나 마찬가지인데 어째서 규제지역으로 묶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집단 반발하고 나선 상태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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