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개 신탁회사 수탁고 968조
은행, 증권서 정기예금 형 수탁고 크게 증가
DLF 등 리스크 증가로 안전자산 위주 신탁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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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탁회사의 수탁고가 크게 증가하면서 1,0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은행, 증권, 보험 등에 맡긴 퇴직연금과 정기예금형 신탁규모가 큰 폭으로 늘었다. 파생결합펀드(DLF) 등 해외투자 펀드 상품의 금융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확보된 신탁업에 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국내 60개 신탁회사(겸영·전업)의 총 수탁고는 96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해 말 873조5,000억원에 비해 약 95조1,000억원 가량 증가한 규모다. 이 중 은행은 480조4,000억원, 증권사는 237조2,0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말 대비 10.4%, 13.6% 늘었고 부동산 신탁사 수탁고도 전년 말 대비 11.5% 증가한 230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사는 20조4,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0.5% 줄었다. 은행의 경우 파생증권형·주식형 신탁의 수탁고가 각각 3조3,000억원, 1조원 줄어든 반면 안전자산인 수시입출금식·정기예금형 신탁의 수탁고는 4조원, 2조원 늘었다. 증권사는 주식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 성격의 정기 예금형 신탁이 전년대비 22.3% 증가했다. 금감원은 “DLF 사태 및 시장의 불확실성 증가로 고위험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위축되고 안전자산 위주의 신탁계약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퇴직연금신탁 수탁고의 경우 16.4% 증가한 157조1,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은행, 증권, 보험 등 신탁사별로도 규모가 크게 늘었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제 혜택에 강점이 있는 개인형퇴직연금(IRP) 수탁고가 31.6%나 증가했다.
신탁재산별로는 금전신탁은 483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7% 늘었으며 이 중 특정 금전신탁이 467조3,000억원으로 97%를 차지했다. 재산신탁은 484조5,000억원으로 48조4,000억원(11.1%) 증가했는데 이 중에서도 기업의 자산유동화 관련 은행·증권사의 금전채권신탁과 은행·부동산신탁사의 부동산 담보 신탁이 크게 늘었다. 또한 부동산 담보 신탁 수탁고는 부동산신탁사 외에도 은행의 수탁고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금감원은 “최근 저금리 기조로 신탁의 편입자산에 특정 금융상품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신탁상품별 특성을 상세히 기재하도록 해 단기간 판매량이 급증하는 신탁상품을 감시하고 투자자 보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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