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4·27 판문점 선언에 따른 사업별 예산 및 집행 현황’ 자료 등에 따르면 4·27 남북 정상회담이 있던 2018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건립에 103억원을 썼다. 이듬해 2019년 54억 3800만원, 올해는 5월까지 11억 4500만원이 들었다. 3년간 건설 및 운영 비용 등으로 총 168억 8300만원이 투입된 것이다. 연락사무소를 세우기로 할 당시 토지는 북한 소유지만 건설비는 남측이 모두 부담하기로 했다.
정 의원은 “우리 국민 혈세가 170억원 가까이 투입됐는데도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한 마디에 산산이 부서졌다"며 “북한이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은 남북 정상 간 합의 파기 수준을 넘어 대한민국의 재산을 폭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4일 노동신문 담화를 통해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9·19 군사기본합의서 파기까지 경고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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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는 제출한 자료를 통해 “정부는 연락사무소를 통해 남북 정상선언 이행 및 민간 교류 활성화 등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논의하고 관련 통지문을 주고받고 있다”고 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2018년 9월 14일) 이후 연락사무소를 통해 남북이 주고받은 통지문은 총 132건(5월 30일 기준)이다. 이중 대북(남→북) 통지문이 72건, 대남(북→남) 통지문이 60건이었다. 통일부는 통지문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교류협력사업 등 관련 통지문 85건 △당국 회담 및 실무회의 관련 통지문 31건 △사체 인도 등 관련 통지문 16건 순이라고 했다.
2018년 9월 14일 개성공단 내에 문을 연 남북연락사무소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거둔 최대 성과로 자부하는 사항이었다. 앞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4일 담화에서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등을 거론했다. 이어 13일 담화에서는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 공동 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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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회담 추진비로 지난해 2억 써
개성공단 지역에서 폭음과 연기가 관측된 16일 오후 경기도 파주 대성동 자유의 마을에서 목격된 개성공단 방향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독자 제공=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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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이 받은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철도ㆍ도로 연결 및 현대화(무상·융자) 사업’에는 지난해 총 2951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전액 불용 처리됐다. 예산이 한 푼도 집행이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올해 예산 및 집행 내역란에는 ‘비공개’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향후 남북 간 합의에 따라 사업 내용·규모가 구체화 되어야 하는 사업인 바, 대북 협상 등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여 비공개로 편성하였음을 양해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산림협력’은 지난해 1137억원이 예산으로 배정됐지만, 전액 불용 처리됐고, 올해는 1275억원이 배정된 상태다. ‘사회문화체육 교류’에는 지난해 예산 205억 중 37억원을 썼다. 올해(5월 말 기준)는 224억원 중 16억원을 썼다. ‘이산가족상봉’에는 지난해 395억원 중 44억원을 썼고, 올해(5월 말 기준)는 283억원 중 5000만 원을 지출했다.
통일부는 ’남북 회담‘ 추진 관련 예산 현황도 제출했는데, 2019년에는 15억 6500만 원 중 2억1200만원을 썼고, 올해는 5월 현재까지 14억 6200만 원 중 4900만원을 썼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남북회담을 준비하는 예산으로 유지비 등으로 사용한 금액”이라고 정 의원실에 설명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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