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한반도 긴장완화 해법, 北 화답 미지수…통일부 등 정부당국·안보라인 책임론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손선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긴장 완화의 해법으로 '남북 경제협력' 카드를 꺼냈지만 북한의 긍정적인 화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번지고 있다. 남북 경협 제안이 새로울 게 없는 데다 단기간에 상황 반전이 일어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15일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축사에서 "남과 북이 자주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도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남북이 힘을 모아 추진하자는 메시지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주인론'을 강조하며 남북의 자주적 협력을 강조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고 취임 때부터 강조한 '한반도 신(新)경제구상'의 핵심이자 기본 목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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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해 2월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남북 경협 사업까지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자주적 협력 의지를 더욱 강한 어조로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연이은 해법에도 북한이 호응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일각에서는 통일부를 비롯한 안보 라인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김대중 정부 때 시작한 금강산 관광도 미국에 허락을 받으려 했으면 시작도 못 했을 것"이라며 정부 당국자들의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했다.
청와대 안보 라인에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서라면 때로는 '발칙한 제안'이라도 했어야 하는데, 돌아보면 안보 라인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시간만 버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남북 긴장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온 다음 날인 16일 북한군은 비무장지대(DMZ) 요새화를 선언하는 등 긴장 국면은 오히려 고조되고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국회 비준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이 부분도 전망은 불투명하다. 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남북) 합의들이 국회에서 비준되고 정권에 따라 부침 없이 연속성을 가졌다면 남북 관계는 지금보다 훨씬 발전됐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여당을 중심으로 남북 정상회담 합의 사항에 대한 국회 비준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여야가 정면충돌하고 있다는 점에서 초당적인 협력을 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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