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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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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손님들 발길 끊겨" 재난지원금 '약발' 떨어졌나…불안한 상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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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후 한달…소상공인 카드 매출 감소세

지원금 떨어진 소비자들 지갑 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 커져

전문가 "현금 지원 특성상 시간 지날수록 부양 효과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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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서울 중구 중부시장 한 거리 / 사진=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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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임주형 인턴기자] "잘 되는가 싶더니 또 사람들이 안 오기 시작하네요.", "지원금 다 떨어졌나 봅니다."


15일 서울시 중구 중부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큰 타격을 입은 내수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지 한달여가 지났지만, 사실상 그 효과가 이제 다 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재난지원금을 거의 다 쓴 가계들이 다시 소비를 줄일 수 있어 소상공인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는 현금 지원 정책 특성상 효과는 단기적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할수록 소상공인과 가계를 지원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전국 60만여 소상공인 카드 결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4주째였던 6월 첫 주(1~7일) 동안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 평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수준을 100으로 볼 때 98을 기록했다. 이 기간 소상공인 매출이 지난해보다 떨어졌다는 뜻이다.


전국 소상공인 카드 매출은 재난지원금 지급이 개시됐던 5월 둘째 주(11~17일)부터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당시 100을 기록했던 카드 매출은 셋째 주와 넷째 주에 걸쳐 106, 104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재난지원금 지급 후 한달째가 되는 6월부터는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 재난지원금의 경기 부양 효과가 '반짝 효과'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취재진이 찾은 중부시장에서도 이달 들어 매출이 줄기 시작했다는 상인들의 호소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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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시장 한 건어물 상점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안내문이 붙어있다. / 사진=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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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어물을 판매하고 있는 60대 A 씨는 "(손님들이) 돈을 다 썼나 봐요. 저번 달만큼 매출이 안 늘어나네요"라고 토로했다.


그는 "지난달에는 손님들이 조금 모이는가 싶었다"라며 "그런데 이번달 초부터 손님들 발길이 끊긴 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재난지원금을 다 쓴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다들 아끼기 시작한 게 아닐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시장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66) 씨는 "초반에는 손님들이 시장에 몰리면서 이익을 본 편이다"라며 "그런데 재난지원금 지급 후 시간이 좀 지나니까 다시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 식당 매출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젓갈류를 취급하는 50대 상인 C 씨는 "손님들이 재난 카드를 다 써가니까 다시 시장에 안 오기 시작하는 것"이라며 "시장은 코로나19 이전에도 불황이었다. 지원금 다 떨어지면 당연히 소비 심리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행정안정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현황'을 보면, 지난달 31일까지 카드로 지급된 재난지원금 총 9조5467억원 중 현재까지 5조6763억원이 쓰였다. 전체 지원금 13조5908억원 중 약 41.8%가 쓰인 셈이다. 상품권으로 지급된 지원금 중 사용된 것까지 감안하면 결제액 규모는 더욱 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난지원금을 거의 다 쓴 소비자들이 다시 지갑을 닫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그동안 원없이 지출했으니 앞으로는 저축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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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중부시장 한 건어물 상회. / 사진=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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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산물을 사러 나온 D(76) 씨는 "재난지원금은 진작에 다 쓰고 이제 10만원 정도나 남았다"라며 "그동안 평소 엄두도 못내 본 고급 식자재 등 사치를 부려봤으니 한동안은 큰돈 쓸 일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날 시장에 장을 보러 나왔다는 30대 주부 E 씨는 "(재난지원금은) 거의 다 사용해서 지금은 아껴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식료품 등 필요한 것은 다 사뒀기 때문에 현재는 필수적인 물품만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이 장기화하면 재난지원금 재지급 등 추가적인 지원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난지원금 같은 현금 지원 정책 특성상 지원금이 줄어들수록 경기 부양 효과도 당연히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소상공인의 경제난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끝나지 않는 한 본질적으로 타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기가 장기화하면 어쩔 수 없이 재난지원금 같은 단기적 부양책이 다시 한번 필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소득 분위에 따라 지급 금액을 차등화하는 등 개선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임주형 인턴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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