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장관 긴급회견 "우리 경찰에 인종차별이 설 자리 없어"
용의자 목부분 눌러 제압방식도 폐기…마크롱 대통령, 경찰에 혁신방안 마련 지시
지난해 4월 20일 '노란 조끼' 연속시위에서 고무탄 발사기를 들고 시위 진압에 나선 프랑스 경찰관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미국 경찰의 흑인에 대한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가 프랑스까지 번지자 프랑스 정부가 용의자 체포 시 경찰이 용의자의 목 부분을 눌러 제압하는 방식을 폐지하고, 경찰관의 인종차별 언행에도 '톨레랑스 제로'(무관용)로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프랑스 내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에서 "목 부분을 잡아 제압하는 위험한 방식은 현장에서 폐기될 것"이라면서 "경찰학교에서도 이 방법을 교육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카스타네르 장관은 경찰이 용의자 제압 시 바닥에 눕혀야 할 때도 용의자의 목 부분에 체중을 실어 무력화하는 방식을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경찰 내에서 인종차별이 설 자리는 없다"면서 "인종차별 발언이나 행위에는 무관용(톨레랑스 제로)으로 대응할 것이며, 즉각 직무를 정직시키고 감찰 조사와 처벌 절차를 밟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내무장관의 이 같은 경고와 체포방식 변화 방침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질책과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7일 정부에 프랑스 경찰이 시위대나 범죄 용의자들에게 인종차별과 폭력 관행을 쇄신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프랑스에선 지난 2016년 24세 흑인 청년을 경찰관들이 체중을 실어 제압하는 과정에서 청년이 질식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최근 미국에서 중년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하면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거세지자 프랑스에서는 4년 전 이 사건이 성난 여론에 불을 붙였다.
흑인 청년 아다마 트라오레(사망 당시 24세)는 2016년 파리 근교 보몽쉬르우아즈에서 경찰의 신분증 제시 요구를 거부하고 달아나다가 체포돼 연행된 뒤 갑자기 숨졌다.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도 그의 양손에는 수갑이 채워진 상태였다.
당시 체포에 나선 3명의 경찰관이 트라오레를 바닥에 눕히고 체중을 실어 올라탄 뒤 제압했다는 진술이 있었지만, 그의 죽음에 경찰관들의 책임이 없다는 최종 검시 결론이 최근에 내려졌다.
그러자 최근 파리와 마르세유 등 대도시들에서는 잇따라 수만 명이 모여 프랑스 경찰의 인종차별과 과도한 폭력 사용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yonglae@yna.co.kr
지난달 27일 브리핑하는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프랑스 내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