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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문 대통령 “이용수 할머니, 위안부 운동의 역사···위안부 운동 대의 손상 옳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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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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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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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8일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비롯한 위안부 운동 단체가 회계투명성 문제 등으로 논란을 빚는 데 대해 “위안부 할머니가 없는 위안부 운동을 생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은 참혹했던 삶을 증언하고 위안부 운동을 이끌어온 것만으로도 누구의 인정도 필요없이 스스로 존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7일 종군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연을 이끌어 온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을 공개 비판하면서 논란이 시작된 지 한 달여 만에 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운동의 역사”라며 “위안부 문제를 세계적 문제로 만드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셨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 하원에서 최초로 위안부 문제를 생생하게 증언함으로써 일본 정부의 사과와 역사적 책임을 담은 위안부 결의안 채택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며 “프랑스 의회에서도 최초로 증언했고 연세 90의 노구를 이끌고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를 촉구하는 활동도 벌였다”고 환기했다. 윤 의원을 비판한 기자회견 이후 이 할머니를 폄훼·비하하는 여권 지지층 일각의 태도와 선을 그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운동과 관련해 “세계 곳곳의 전시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고, 유엔을 비롯하여 국제사회의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내며 전세계적인 여성인권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위안부 할머니들께서 스스로 운동의 주체가 되어 당당하고 용기 있게 행동하였기에 가능했다”며 위안부 할머니가 운동의 ‘주체’임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동시에 “위안부 운동은 민간의 자발적 참여와 연대로 성장해온 운동”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30년간 줄기차게 피해자와 활동가, 시민들이 함께 연대하고 힘을 모은 결과 위안부 운동은 세계사적 인권운동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결코 부정하거나 폄훼할 수 없는 역사”라고 했다.

또 “일각에서 위안부 운동 자체를 부정하고 운동의 대의를 손상시키시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며 “피해자 할머니 존엄과 명예까지 무너뜨리는 일이다. 반인류적 전쟁범죄를 고발하고 여성 인권 가치를 옹호하기 위해 헌신한 위안부 운동의 정당성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이라고도 했다. 이번 건을 계기로 위안부 운동의 역사 전체를 폄훼하려는 시도를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논란은 시민단체의 활동 방식이나, 행태에 대해서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다. 지금의 논란과 시련이 위안부 운동을 발전적으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특히 정부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기부금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기부금 또는 후원금 모금활동의 투명성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도 투명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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