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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유재수보다 천경득 두려워 말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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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특감반원들 조국 재판서 진술 / “휴대폰서 정권 실세 줄줄이 나와 / 유재수 엄청 ‘빽’ 좋다는 것 알았다”

전 청와대 특감반원들이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을 감찰하면서 그가 정권 핵심 인사와 밀접한 ‘실세’라고 느꼈다는 주장이 연이어 나왔다. 검찰 측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세계일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뉴시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2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전 특감반원 이모씨는 이날 재판에 출석해 감찰 과정에서 유 전 부시장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했다고 밝혔다. 그는 “텔레그램에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천경득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김경수 경남도지사 외에 현 정권의 실세 3인방으로 ‘3철’이라 불리는 사람 중 하나인 이호철과 관련된 내용도 있었다”며 “유 전 부시장이 청와대 조직구성을 건의하는 내용과 아울러 ‘누가 적합하다’는 취지의 인사 부탁을 한 정황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제가 얘기 안 해도 누군가는 말했을 걸로 생각했다. 아무도 얘기 안 했나. 그러면 저처럼 두려워서 얘기 못 했을 거다. 유재수보다 실상은 천경득이 더 두려웠을 거다”고 진술한 사실도 인정했다.

2017년 말 청와대 특감반에 근무한 김모씨는 유 전 부시장이 조사에 응하지 않고 돌연 잠적한 점을 이인걸 당시 특감반장이 상부에 보고했으나, 그 후 ‘윗선’에서 감찰을 막았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유재수가 엄청 ‘빽’이 좋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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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가운데)이 5일 자신의 직권남용 혐의 재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외에 직무유기 혐의를 예비적으로 적용할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 측은 “우리의 방어를 보고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하겠다는 것은 형사절차상 이상하다”고 반박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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