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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폭력 잦아드는 美시위···'갈등' 증폭되는 행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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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없이 수천명 운집·행진 속

'연방군 동원 항명' 에스퍼 국방

백악관 내부 경질설 흘러나와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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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한 흑인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9일 연속 진행되는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은 잦아드는 모습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사한 연방군 동원을 두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반대 입장을 밝히며 경질설까지 흘러나오는 등 시위 진압 수위를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 내 갈등은 되레 고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밤 워싱턴DC에 모인 수천 명의 시위대는 백악관 인근에서 국회의사당을 행진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벌였다. 일부는 백악관 인근에 머물며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팻말을 들고 “정의 없이 평화 없다” 등의 구호를 외쳤지만 경찰과 충돌하지는 않았다. 시위대는 백악관 인근 16번가에서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합창하기도 했다. 경찰은 시위대의 합창을 제지하지 않은 채 지켜봤다. AP통신은 이날의 시위가 이전보다 대체로 평화로웠으며 거리도 훨씬 평온했다고 전했다. 한 참가자가 기둥을 타고 표지판을 끌어내리자 다른 참가자들이 야유를 보내며 “평화로운 시위”를 외치는 등 평화 시위를 독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로스앤젤레스와 마이애미·미네소타 등 미 전역에서 시위가 열리며 29개 주에서 2만명 이상의 주 방위군이 폭력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소집됐지만 이들 지역에서도 평화 시위가 전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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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가 평화적으로 이뤄진 것은 플로이드 사망에 연루된 미니애폴리스의 전직 경찰관 4명 모두가 형사 기소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네소타주 검찰은 이날 플로이드의 목을 약 9분간 무릎으로 누른 데릭 쇼빈에게 2급 살인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으며 알렉산더 킹 등 나머지 경관 3명도 2급 살인 공모 혐의로 기소했다. 쇼빈은 애초 3급 살인 및 2급 우발적 살인 혐의로만 기소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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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 차원에서 시위를 진압하지 못할 경우 폭동진압법을 적용해 연방군을 동원하겠다고 경고한 데 대해 에스퍼 장관이 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에스퍼 장관은 “법 집행에 병력을 동원하는 선택지는 마지막 수단으로만, 가장 시급하고 심각한 상황에서만 사용돼야 한다”며 “우리는 지금 그런 상황에 있지 않다. 나는 폭동진압법 발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행정부 관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에스퍼 장관의 발언에 분노해 이후 그를 백악관에서 비난했다고 전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에스퍼 장관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에스퍼 장관은 여전히 장관”이라면서도 “대통령이 신뢰를 잃으면 앞으로 우리 모두 그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NYT는 현역 및 예비역의 40%가 유색인종으로, 국방부 고위지도자들이 대중의 지지를 잃는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서 나온 경질설에 대해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 상원 의원들이 에스퍼 장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데다 올가을 재선에 주력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에스퍼 장관을 교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에스퍼 장관도 워싱턴DC 인근에 집결한 병력 중 200명을 노스캐롤라이나로 복귀시키라고 지시했으나 이날 백악관 회의에 다녀온 후 이를 뒤집기도 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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