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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환영입니다"···김종인·심상정 의외의 의기투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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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환영입니다.”

4일 취임 인사차 정의당을 찾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상대로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미래통합당에서 기본소득 정책을 하겠다는데 정의당은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 대표는 “통합당이 진보와 보수를 떠나 실용정치를 한다고 하니까 정책 경쟁을 하는 국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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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국회 정의당 당대표실에서 심상정 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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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대표=김 위원장의 실질적, 물질적 자유를 극대화 해야 한다는 말씀에 기대가 크다. 자유와 평등은 동반이다. 통합당에서 민생에 한발 다가서면 국민 삶이 열배는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김 위원장=그런 식으로 노력해야지. 민주정당은 전부 표를 어떻게 극대화하느냐의 경쟁이다. 그러려면 정책 경쟁을 안 할 수 없다.

▶심 대표=통합당은 그동안 탐욕의 자유, 무한 축적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옹호해왔다. 예를 들면 삼성의 탈법적 자유는 적극적으로 지지했지만 삼성 노동자의 노조를 설립할 자유는 반대했다.

▶김 위원장=부자들 부동산 가지고 돈 벌려고 하는 그런 자유는 내가 적극적으로 제재 가한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삼성 같은 곳은 과거 지나칠 정도로 시대 감각에 역행해 마치 노조 없는 회사가 능사인 것처럼 하다가 오늘날 스스로 위험에 빠졌다. 시대가 변화하고 사람 의식이 변하는데 거기 따라가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은 정의당을 향해 이른바 ‘수퍼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견제에도 동참해 달라고 했다.

▶김 위원장=정의당도 여당 편만 들지 말고 야당도 좀 그렇게 해달라.

▶심 대표=통합당이 불평등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좋은, 열심히 경쟁하는 파트너가 될 거다.

▶김 위원장=지금은 너무 거대 여당이 돼서 오만에 빠져 모든 것이 뜻대로만 된다고 생각하는 건, 과거의 잘못을 (민주당이) 또 저지를 수밖에 없다.

▶심 대표=제1야당이 진취적으로 해주시면 진보정당은 더 속도를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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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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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의 이 같은 ‘탈이념’ ‘실용주의’ 행보는 정의당을 향한 인사치레에 그치지 않았다. 이날 심 대표 예방에 앞선 통합당 비대위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반대를 위한 반대는 더는 하지 않겠다”며 “큰 차원에서 국가혁신과 경제성장에 도움되는 예산은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에 없던 비상한 각오로 정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이래야 국민의 안정과 사회공동체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본소득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구상하는 기본소득과 관련해선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설명했다. 그는 “로봇이나 AI 같은 것이 사람을 생산에서 대체한다는 소위 4차산업 혁명이 대두했다”며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면 고용문제가 심각해질 텐데 실업상태에 빠진 사람들 소득이 없어지게 되고 그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을 유지하느냐, 이런 취지에서 이야기가 많이 시작됐다”고 했다.

다만 그는 “현행 우리 수준으로 기본소득을 실행할 수 있겠느냐를 따져야 하는데, 그런 점에선 우린 상당히 요원하다”며 “코로나 19 문제로 3차 추경까지 가려고 하면서 적자재정이 시작됐는데, 이 상황에서 기본소득을 당장 할 수 있다는 건 환상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맞이할 상황에 대해 기본소득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고 재정적 뒷받침은 어떻게 할지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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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미래통합당 정책위 주최로 열린 제1차 '사이다' 정책세미나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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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오전 당 정책위원회가 주최한 ‘사이다(사회 문제와 이슈를 다 함께 해결)’ 세미나에 연사로 참석한 당내 최다선 정진석(5선) 의원은 “요즘 보수라는 말을 쓰지 말자고 하는 데 썩 동의할 수는 없지만, 우리 진영의 행태나 돌출된 이런 것들이 실망을 안겼다”며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협력해달라고 시비 걸지 말라고 했다. 김 위원장 나름대로는 어떻게 하면 이 당을 변화시킬까 그래서 새로운 호감을 국민께 드릴까 하는 고민을 한 끝에 그런 말을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의원이) 김 위원장이 혹여 ‘나를 따르라’고 하는 리더십 보일까 걱정하는 거 같은데, 그게 통하지 않을 것이란 건 김 위원장도 알 것”이라며 “과거의 리더십보다는 함께 갑시다, ‘레츠 고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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