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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현생 인류 조상과 네안데르탈인···북극곰과 불곰보다 유전적 차이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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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현생 인류의 조상과 네안데르탈인 간의 유전적 차이가 북극곰과 불곰, 코요테와 늑대보다 더 작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 미국 텍사스A&M대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고대 인류를 포함한 포유류의 이종교배를 통한 생식 능력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는 내용의 논문을 ‘왕립학회보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과학전문매체 phys.org는 공동연구진이 이종교배로 태어난 자손의 생식 능력을 예측하기 위해 포유류 종 간의 유전적 차이를 수치로 나타내는 ‘유전적 거리’를 이용한 측정법을 개발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연구진은 이종교배를 통해 혼혈인 자손을 낳을 수 있는 종 간의 유전자 염기서열 차이와 혼혈인 자손의 생식 능력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진화적인 거리가 멀수록 혼혈인 자손이 생식 능력을 가질 가능성이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또 혼혈인 자손이 생식 능력을 가질 수 있는 한계점인 유전적 거리의 값도 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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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안데르탈인의 상상도. 페트르 크라토치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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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등 간의 유전적 거리를 분석한 결과 혼혈인 자손이 생식 능력을 가질 수 있는 한계점 내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의 유전적 거리는 이종교배가 가능한 북극곰과 불곰, 코요테와 늑대 등의 포유류 종들 간의 유전적 거리보다 훨씬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혼혈인 새끼를 낳을 수 있는 포유류 종들 간의 유전적 차이보다 현생 인류와 호미닌(hominin) 사이의 차이가 더 적었던 것이다. 호미닌이란 사람과에 속하는 초기 인류를 말하는데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호미닌 가운데서도 네안데르탈인은 인류의 사촌이라고 불린다.

이는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이 생식능력이 있는 자손을 쉽게 낳을 수 있는 관계였음을 의미한다.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은 과거 현생 인류의 조상과 공존했으나 현재는 사라진 호미닌 중 하나다.

현생 인류와 고대 인류가 과거 이종교배를 통해 자손을 낳았던 것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이미 규명된 바 있다. 다만 생식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유전학자들 중에는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가 “생물학적 호환성의 끄트머리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라슨 교수는 “세상을 분류하려는 인간의 욕구는 종을 완전히 별개의 단위로 생각하게 만들었다”며 “생물학에서는 이런 엄격한 정의에 신경 쓰지 않으며 진화적으로 큰 차이가 있는 종들을 포함해 많은 종들이 항상 유전자를 교환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또 서로 다른 포유동물 종이 혼혈 자손을 낳을 수 있을지를 예측함으로써 동물원에서 해당 동물들을 같은 우리에 둘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때 유용한 판단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옥스포드대 리처드 앨런은 “우리 연구는 이종교배나 대리모 등을 대안으로 삼을 수 있는 종 보전 노력들에 대해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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