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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미국인 영화감독이 찍은 독도 영화 ‘아버지의 땅’ 한국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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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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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영화 ‘아버지의 땅’에서 촬영된 독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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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영화감독에 의해 제작된 독도 다큐멘터리 영화가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코리안 시네마’ 부문에서 OTT 플랫폼 ‘웨이브(www.wavve.com)’를 통해 온라인 상영되고 있다. 온라인 상영이 이달 6일 종료되면 오는 9월20일까지 주요상영작을 관객들에게 공개하는 장기상영회에서도 선 보여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 여파로‘관객과 영화인들의 안전을 최우선에 둔 영화제’라는 형식적 실험을 벌이고 있다. 영화제를 치르되 단기 온라인 한시상영과, 장기상영으로 변신을 꾀한 것이다. 독도 영화 <아버지의 땅>을 제작한 매튜 코슈몰 감독 일행도 영화제 온라인 상영기간동안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다.

<아버지의 땅>은 한국전쟁 이후 외딴 섬 독도를 두고 벌어지는 영토분쟁의 내면을 그려낸다. 자신들의 아버지를 위해 진실을 밝히려는 두 명의 한국인이 주인공이다. 그들은 75년전 끝났던 일제강점기의 해결되지 않은 트라우마로 여전히 고통을 받는 모습으로 투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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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인공인 농민 노병만씨가 일본에 건너가 독도는 우리땅이라며 시위를 벌이자 일경들이 에워싸고 있는 영화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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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주인공은 농민 노병만씨다. 영화는 노씨 아버지가 일제강점기 일본에 납치돼 탄광 노동자로 노역하다 돌아온 후 병마에 시달리다 사망했다는 사실에 분개해 일본정부를 향해 끊임없이 항거하는 모습을 담아낸다. 그는 소규모 농사를 지어 번 돈으로 틈만 나면 독도를 자국영토라고 주장하는 일본으로 달려가 도쿄 한 복판에서 일본 경찰들에 둘러싸여 태극기를 휘두르고 1인시위를 한다.

또 다른 주인공은 아버지와 함께 독도에서 살았던 독도 첫 주민인 최종덕씨의 딸 최경숙씨다. 독도에서 12년동안 살아온 ‘독도 지킴이’ 최씨는 현재 섬 특별 출입 허가를 받은 사람이다. 최씨는 ‘독도 최종덕기념사업회’를 운영하며 독도의 근대사를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영화에서 그는 한국정부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초창기 독도 주민들의 역사를 지우려 하자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아버지의 땅>은 독도라는 한 섬으로 연결된 두 개인의 여정과 세대 간의 상처, 그리고 국민 정서를 보여주는 장편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는 한·일간 영토 분쟁 문제에 있어서 어느 편을 들지 않는다. 대신 이 영화가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은 섬의 영유권을 위해 이전세대들이 쌓아 왔던 업적에 을 지켜내기 위해 두 사람이 투쟁하는 개인적 동기를 영상으로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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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명의 영화 주인공인 독도 지킴이 최경숙씨가 독도 바다를 바라버고 있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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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감독은 한국에서 3년동안 살면서 독도의 역사에 대해 알게 됐다. 그가 사비를 들여 독도를 주제로 한 영화제작에 나선 것은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한 한국인들의 끝나지 않은 싸움이 독도문제의 일상화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고나서였다. 이후 <아버지의 땅>은 한국과 미국의 여러 개인과 단체들의 후원과 성원 덕분에 완성 될 수 있었다.

매튜감독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세대의 고난을 현대인들의 마음에 이어 나가려 투쟁을 하는 두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운이 좋았다”면서 “영화는 일본의 식민 역사관이 한국인에게는 상처가 되는 세대간 트라우마들로 이루어진 복잡한 주제들을 담기 위해 진화했고, 이 역사에 대해 모르는 분들은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영화제들이 줄줄이 취소되는 와중에서도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다큐멘터리 <아버지의 땅>을 한국의 관객 여러분들께 소개해 드릴 수 있어 기쁘다”면서 “온라인 상영 이후 장기 상영회 기간동안 한국 관객 여러분들과 함께하는 자리가 주어진다면, 입국자 2주 의무 격리를 지키면서 한국민과 소통하고 싶다”고 전했다.

전주국제영화제 문석 프로그래머는 “미국 다큐멘터리 감독 매튜 코슈몰은 <아버지의 땅>에서 일제 강점기 강제 노역 문제와 독도 문제를 조명한다”며 “외부인의 시선으로 일본뿐 아니라 한국 정부의 문제까지 짚어내는 시선을 확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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