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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김종인 “정상 개원 협력해달라”…이해찬 “난 곧 임기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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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첫 국회 소집 요구서 제출한 민주당, 단독 개원 밀어붙일 듯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왼쪽) 대표가 3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예방 온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모진 인연을 뒤로하고 모처럼 마주앉았다.

김 위원장은 3일 취임 인사차 민주당 대표실로 이 대표를 예방했다. 두 사람은 뼈 있는 농담과 격의 없는 대화를 하며 원구성 협상 등 현안 전반을 짚었다.

김 위원장은 "7선으로 의회 관록이 가장 많으신 분이니까 과거의 경험을 보셔서 빨리 정상적인 개원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해달라"며 민주당의 단독개원 태세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이에 "5일에 (개원을) 하도록 되어있다"며 "기본적인 법은 지키면서 협의할 것은 협의하고 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나는 임기가 곧 끝난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원숙하신 분이라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역할에는 선을 그었다.

두 사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3차 추경의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 재정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에서 국회가 정상적으로 잘 작동이 되어야 이 사태를 빨리 극복할 수 있다"며 "정부의 노력에 적극 협력할 테니 그런 식으로 (정상적으로) 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5분 가량 진행된 비공개 대화에서 이 대표는 "3차 추경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속도도 중요하다"며 조속한 처리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고, 김 위원장은 이에 "내용을 보고 하겠다"고 답했다고 민주당 송갑석 대변인이 전했다.

4년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맡았던 김 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가 앉은 자리를 가리키면서 "4년 전에는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기분이 이상하다"고 농담을 건넸고, 이 대표는 웃으면서 "비대위원장을 맡으셨으니 새로운 모습으로…"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두 사람은 1988년 13대 총선을 시작으로 32년간 질긴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당시 두 번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김 위원장은 민주정의당 후보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 3선을 노렸으나 평화민주당 후보인 이 대표에 5천여표(4%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비대위 대표로 친노 주류와 강경파를 타깃으로 물갈이를 했고, 친노 좌장인 이 대표도 컷오프(공천배제) 됐다.

이 대표는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 무소속으로 세종시에 출마해 당선된 뒤 복당했고, 김 위원장은 비례대표직을 던지고 탈당해 야인으로 돌아갔다.

한편 21대 첫 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한 민주당이 단독 개원을 밀어붙일 태세다.

여야 협상이 공전하자 군소정당과 함께 국회법 절차대로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면서 5일 개원 국회를 열기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모습이다.

이 대표는 3일 최고위에서 "국회법에 따라 5일에 국회의장단을 선출하도록 하겠다"라며 "다음 주에는 상임위 구성도 완료하고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와 각종 민생법안 심의를 착수해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법에 따라 국회 문을 여는 것이 협상과 양보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개원 국회에서부터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국민의 열망이 높다"고 통합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주사위는 던져졌다. 법이 정한 날짜에 국회를 연다"면서 "5일 국회 문이 열리면 아무리 아우성을 쳐도 일하는 국회를 위한 개혁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21대 국회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청산하는 정치 대혁신의 역사적 전환점이 돼야한다"면서 "정쟁 때문에 국회를 멈추고 법을 지키지 않아도 그만이라는 과거 관행과 타협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협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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