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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위생 쇼핑’ 공들이는 유통업계…시식행사·호객행위는 거슬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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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안전성 강화에도 ‘조심스러운 대면 쇼핑’

[경향신문]

경향신문

안심가림막·항균필름·식품 위생·마스크 착용·손세정제 등 갖춰
업계 “협력업체 마케팅 차원 시식행사는 전면 중단 어려워” 해명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쇼핑을 자주 이용하던 주부 김모씨(48·서울 역삼동)는 ‘쿠팡 관련 집단감염’에 불안감이 커지자 대형 할인점을 찾았지만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여전한 데도 시식행사는 물론 여기저기서 큰소리로 가격 할인을 알리는 직원들의 호객행위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방역당국에서 시식행사 중단 권고를 내렸다는데 괜찮은지 모르겠다”면서 “고기와 생선 등을 싸게 사가라고 직원들이 매달리는데 솔직히 너무 불편했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씨(28)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편의점 계산대 앞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매장 내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물건을 잡았다 놨다 한 데다 직원들은 장갑도 없이 신용카드를 주고받고 있어 혹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묻어 있지 않을까 걱정됐기 때문이었다. 박씨는 “휴대폰 내 전자카드나 셀프계산대를 이용하는 것이 이제는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쿠팡 관련 집단감염 사태로 택배 이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백화점과 할인점 등을 직접 찾아가 대면 쇼핑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유통업체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가급적 대면 접촉을 줄인다는 방침이지만 고객 안전을 위해서는 보다 철저하게 ‘위생 쇼핑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대형마트 최초로 전국 155개점 계산대에 기침, 재채기로부터 고객을 보호하는 유리 또는 플라스틱 가벽인 ‘고객안심가드’를 설치했다. 지난 5월에는 10만여대 쇼핑카트 손잡이에 항균 필름을 부착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도 계산대와 상품권숍, 안내데스크 등 고객과의 접촉지점에 안심가드를 설치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식품매장의 벌크 상품은 덮개를 사용하거나 완전 포장 후 진열하고 있다”면서 “마스크 미착용 시 출입이 안 된다는 고객 안내문구도 부착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식품 위생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식품관 내 조리식품 매장의 환경 개선을 위해 에어컨 필터, 송풍구 등의 청소·소독 주기를 월 1회에서 주 1회로 강화했고 고객들이 식사 중 마스크를 보관할 수 있도록 비닐봉지도 제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은 전 직원 마스크 착용을 비롯해 매주 한 차례 자가 체크 모바일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고 세븐일레븐은 전국 점포에 손세정제를 무상으로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백화점과 할인점 등에서 정부의 중단 권고에도 시식행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신제품을 홍보하는 직원들의 호객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어 쇼핑객들의 걱정이 크다. 서울 중구에 사는 주부 장모씨(43)는 백화점 입구에서 발레파킹을 하다가 평소와 달리 멈칫했다. 김씨는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발레파킹 서비스가 너무 고마웠는데 요즘은 운전대를 맡기는 것이 부담스럽다”면서 “요즘은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일반 주차장으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식행사는 협력업체 마케팅 차원에서 전면 중단할 수는 없는 실정”이라며 “코로나19로 고객들의 ‘위생 쇼핑’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는 만큼 불필요한 접촉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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