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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윤미향, 침묵 속 국회 출근…SNS로 지지자 편지 공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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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오늘(3일)도 옛 일본대사관 앞에선 어김없이 제1442차 정기 수요집회가 열렸습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도 오늘 국회로 출근해서 의정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쏟아지는 의혹에 대해서는 침묵을 이어갔습니다. 물론 SNS를 통해서 의견을 밝히고 있고요. 의원회관에서 묵묵히 의정활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관련 내용을 조 반장이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

풀이 죽어 있는 막내 보기가 안쓰러웠나 봅니다. 선배들이 힘을 내라, 응원에 나섰습니다. 선배들의 애정 어린 관심 덕분인지 윤미향 의원도 기운을 좀 차렸습니다. 의원실 '방콕'에서 벗어나 바깥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 글도 올렸습니다. 지지자들이 보내준 응원 편지를 공개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편지 가운데 이 문구가 눈에 띕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을 적어 보내준 분도 있었습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상징하는 게 노란 나비입니다. 윤 의원이 등원한 첫날, 가슴에 달려 있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풀꽃에 찾아든 나비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위로와 안식을 찾아서 말입니다. 지난해 김복동 할머니의 마지막 가시던 길. 시민들은 노란 나비를 날려 보냈습니다. 과거의 아픔을 잊고 자유롭게 훨훨 날아가시라는 의미였습니다.

♬ 꽃 - 윤미래

이젠 잠시 쉬어요

또다시 내게 봄은 올 테니까

빈들에 마른 풀 같다 해도

꽃으로 다시 피어날 거예요

[고 김복동/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012년 8월) : 증거를 내놓으라니, 증거가 여기 뻔히 살아있는데도 불구하고 증거를 내놓으라 하는 게 말이 되느냐. 정신 나간 사람들 아니가. 해방된 지가 얼마나 됐는데 이제 와서 엉뚱 소리를 하고 욕이 좀 듣고 싶나. 사람이라면은 사람다운 행세를 좀 해라.]

내가 증거라던 할머니의 외침, 아직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그리고 또 한 분의 할머니가 증언대에 섰습니다. 더 이상 들꽃에서 아름다운 향기가 나지 않는다면서 말입니다. 이제 다른 곳으로 날아가겠다는 겁니다.

[이용수/여성인권운동가 (지난달 25일) : 위안부 피해자를 만두에 고명으로 사용했습니다. 이것을 생각하니 저는 자다 일어나서 펑펑 울었습니다. 왜 내가 이렇게 바보같이 이렇게 당하면서 내가 여태까지, 왜 말도 못 했나.]

이번 일로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에 헌신했던 이용수 할머니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할머니가 일본군 장교와 영혼결혼식을 치렀다는 가짜뉴스까지 떠돕니다. 이건 비판을 떠나 인격 살인입니다. 이 할머니는 입장문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이 30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투쟁을 통해 손가락질과 거짓 속에 부끄러웠던 이용수에서 오롯한 내 자신 이용수를 찾았습니다."라고 말입니다.

해방이 된 지 7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사죄는 여전히 요연하고 좌와 우로 이념에 치우친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로 여전히 할머니를 매도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이 시는 지금 이용수 할머니에게 꼭 필요한 위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실은 검찰이 밝히면 될 일입니다. 혐오의 돌팔매질, 그 뒤에서 일본이 비웃고 있습니다.

< "정훈님" "Yan"…권위 쏙 뺀 '쌍갑국회' >

이래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란 말이 있나 봅니다. 국회에 새내기 의원들이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국회 집들이 첫인사를 보좌진들과 함께했습니다.

[권병태/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실 보좌관 (어제) : 10여 년간 의원실에서, 3곳의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일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를 생각해보면 사실 이런 자리가 상상이 안 됩니다. 의원 보좌관이라는 게 (의원) 그림자처럼 생각되고, 그런데 조정훈 의원님은 아, 우리 '정훈님'은 보좌관들을, 보좌진들을 같은 '입법 노동자 파트너'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발상 자체가 가능하지 않았나, 저는 이렇게 생각해봅니다.]

보좌진들을 아랫사람이 아니라 동료로 보겠다는 겁니다. 카카오뱅크 대표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한 발 더 나갔습니다. IT업계의 DNA를 의원회관에 이식했습니다. 서로를 영어 이름으로 부르게 하고, 극존칭이나 경어체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이 의원의 별칭이 'Yan'이라고 합니다. 얀, 왜 늦었어요? 얀, 밥은 먹고 다니죠? 이런 게 가능하다는 겁니다.

사실 국회 보좌진은 파리 목숨으로 불립니다. 의원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자리를 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으니, 의원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영감'이라고 깍듯이 모셨던 이유입니다.

[JTBC ' 보좌관' : 한가한가 봐? 자전거도 다 타고? (한가하긴. 우리 영감이 파행했다고 어디 놀 사람이냐? 간담회, 공청회, 지역구 자전거 행사까지 세 군데나 돌았다.) 중일구? (응, 거기 우리 영감 출생지잖아. 총선 준비하려면 지금부터 지역구 닦아놔야지. 너네 영감처럼 금싸라기 지역구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영감' 대신 '별칭'이라. 세상이 변하긴 한 듯합니다. 하긴 1호 법안 제출 때부터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4년 전엔 보좌관의 '밤샘 정성'이었지만, 지금은 '보좌진 갑질'이라고 비판을 받습니다. 20대 국회 때만 해도 아침밥은 꼭 챙겨 먹어야 하는 영감을 위해 회관에서 밥상을 차리고 심지어 애완견 개밥까지 챙겨야 했던 보좌진들인데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다정회 식구들도 딱딱한 국장이나 반장이란 호칭 대신 영어 이름을 써보는 게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일단 복 국장은 이 별칭을 조심스럽게 추천해 봅니다. '부르스 리' 어떤가요? 음양오행의 기운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제가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정훈님" "얀"…권위 쏙 뺀 '쌍갑국회' >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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