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투약 혐의 병원장 재판서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 투약인정
"의혹 사실이라면 징역형 나올 것"
그간 의료인들 솜방망이 처벌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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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그룹 2세가 법정에서 프로포폴 투약 사실을 인정한 가운데 그가 투약한 병원 원장이 실형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법조계 시각이 나온다.
그간 유력 인사를 둘러싼 프로포폴 투약 사건이 발생하면 주로 해당 인사에게만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재벌가 인사의 이번 발언은 병원장이 피고인인 재판에서 나온 ‘증언’인 만큼 의료인의 처벌 정도에 관심이 모인다.
프로포폴은 향정신성 수면마취제로, 지난 2011년 마약류로 지정된 이후 치료 목적으로 마약류를 취급할 권한이 있는 일부 의료인들이 약물이 불필요한 환자들에게까지 프로포폴 주사를 놔준 사례가 많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는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 심리로 열린 병원장 김모씨 등의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해당 병원에서 처음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밝혔다.
채 전 대표는 보안이 철저하다는 이유로 해당 병원을 선택했다는 취지로도 증언했다. 병원 측에서 프로포폴 투약 사실이 외부로 새나가지 않도록 꼼꼼한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다른 재벌가 인사와 연예인 등도 이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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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서는 향후 증인 신문 등을 통해 이 사건에 관한 의혹이 모두 사실로 확인될 경우 병원장 김씨가 실형을 받게 될 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상 투약 횟수와 정도 등이 판결에 고려된다는 점과 이 사건이 여론의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채 전 대표가 해당 병원에서 70회 이상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알려진 점, 다른 유력 인사 다수도 적어도 10회 투약했다고 전해진 점이 사실로 인정된다면 병원장은 실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사건이 언론 보도를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는 점도 재판부의 판단에 영향을 줄 요소”라고 내다봤다.
프로포폴을 투약해준 의료인에 대한 처벌 수위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서는 실형이 나올 확률이 높지만 그간 의사나 간호사는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등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프로포폴 중독자에게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서울 서초구 한 성형외과 의사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10년 서울 강남구 일대 복수의 병원에서 의사 7명이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했다 무더기로 적발된 사건에서도 의사들은 1,500만원에서 2,500만원 사이의 벌금형을 받는 데 그쳤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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