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규모·시기·조건은 선공개 안 하는 방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재원 마련으로 올해 적자국채 규모가 100조원에 육박하는 만큼 한국은행은 채권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 언제든 국채 매입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3일 한국은행 고위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채권시장이 불안해지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국채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체적인 매입규모나 시기, 조건 등을 미리 공개하진 않을 것"이라며 "시장 참가자들이 한은의 국채매입만 기다려 매입규모가 필요 이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상황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부는 3차 추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23조8000억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정부가 발행 물량을 조절하겠지만, 추경 조기 집행 방침을 밝힌 만큼 3분기에 전체 물량의 상당 부분이 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국채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 소화가 안 돼 채권 가격이 급락(시장금리 상승)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연동된 가계·기업의 자금조달비용이 높아지는 구축효과가 발생하고, 역대 최저(연 0.5%)로 낮춘 기준금리 인하 효과도 사라질 수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추경을 할 때에는 발행되는 국채 만기구조가 대부분 짧았는데, 최근엔 10년 이상 장기물 발행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엔 국민연금을 비롯해 자산운용사, 심지어 은행까지도 국채를 소화한 반면 이번엔 시장에서 손을 드는 매수자가 없어 한은이 매입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이 매입할 국채 규모는 대략 10조원대로 예상된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략 전체의 절반 가량의 물량을 한은이 매입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까지 채권시장은 안정적이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일대비 1.6bp(1bp=0.01%포인트) 하락한 1.362%에 거래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대비 0.4bp 내린 0.847%에 거래 중이다. 추경으로 인한 적자국채 증가가 예상되지만 일단은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은이 언제든 국고채 매입을 통해 지원할 것이란 믿음이 있다는 점도 금리를 오히려 낮추는 쪽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차가 60bp 이상 벌어질 경우 금리차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공 연구원은 "10년물 금리 상단은 1.45%, 3년물 금리 하단은 0.75%로 예상돼 극단적으로 가정해도 금리차는 최대 70bp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