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3 (수)

저커버그, 내부 반발에도 '트럼프 선동 게시물 非제재' 고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페이스북의 원칙과 정책은 자유로운 발언 지지"

뉴시스

【뉴욕=AP/뉴시스】사진은 2018년 4월 11일 저커버그가 미 의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한 모습. 2020.06.03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 경영자(CEO)는 화상 파업(Virtual workout) 등 내부 반발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지 플로이드' 사망 규탄 시위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올린 과격한 게시물을 제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은 이날 직원들과 화상 전체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는 게시물을 제재하지 않기로 한 회사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힘든 결정이었지만 결심은 확고하다"고도 했다.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의 원칙과 정책은 자유로운 발언을 지지한다. 우리가 지금 해야할 올바른 행동은 이 논란을 끝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화를 낼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정책 검토 결과는 자신의 결정을 뒷받침했다고도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은 페이스북이 허용하는 '공권력 행사(state use of force)'에 기반한 것이라면서도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진 경찰의 과잉 진압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볼 때 페이스북이 향후 정책을 재평가할 수 있다고도 했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받고 게시물이 선동적이고 유해하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이 페이스북의 정책을 어긴 것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NYT는 저커버그 CEO가 당초 오는 4일 화상 전체회의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제재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반발, 전날 직원 수백명이 화상 파업을 벌이자 일정을 이틀 앞당겨 해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 조장 등을 금지한 페이스북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한다. 저커버그 CEO가 규제를 두려워 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고도 비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관의 강경 진압으로 목숨을 잃은 것에 항의하는 시위대 일부가 약탈과 방화 등을 수반한 폭력시위를 벌이자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는 글을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폭력을 선동하고 있다는 비난을 일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은 1960년대 마이매미 경찰서장의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이는 통상적으로 미국에서 시위대에 대한 폭력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이 미국 언론의 지적이다.

트위터는 잭 도시 CEO가 책임을 지고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차단했다. 트위터는 운영 규정상 폭력을 조장하거나 선동하는 게시물을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유사한 운영 규정을 가진 페이스북은 해당 게시물을 제재하지 않으면서 내부 반발이 시작됐다.

이와 관련해 NYT는 저커버그 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제재하라는 압박이 거세진 상황에서도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일부 직원들은 화상 파업을 넘어 사표를 던졌다. 인권 단체들은 전날 저커버그 CEO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같은날 밤 저커버그 CEO의 자택과 페이스북 본사 앞에서는 페이스북의 결정을 비판하는 시위도 전개됐다.

그러나 저커버그 CEO는 최근 며칠간 직원과 인권 운동가, 페이스북의 정책에 분노한 다른 이들을 만나 페이스북이 '진실의 결정권자(arbiter of truth)'가 되고 싶지는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아울러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며 각국 정상이 온라인에 게시물을 올리는 것은 공적 이익과 뉴스로서 가치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NYT는 페이스북 전현직 직원 10여명을 인용해 저커버그 CEO의 화상 전체회의는 직원들의 마음을 풀어주는데 실패했다면서 오히려 내부 마찰을 심화시켰을 뿐 아니라 저커버그 CEO를 설득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헛된 일이라는 인식만 심어줬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