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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서강대서도 집단커닝… “성적 무효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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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온라인시험 잇단 부정에 “보완장치 미비… 터질게 터졌다”

기말시험 대면전환 목소리 커져… 방역과 공정성 사이 깊은 시름

인하대 의대에서 재학생들이 온라인으로 비대면 중간고사를 치르며 집단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서강대에서도 부정행위가 발각돼 2일 해당 과목의 시험 성적을 무효 처리했다.

서강대에 따르면 지난달 이 대학의 수학과에선 온라인 중간고사를 치른 일부 학생이 한 장소에 모여 상의를 해가며 답안 내용을 공유해 시험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교수는 해당 과목의 중간고사 성적을 무효 처리하고 기말고사만으로 학생들을 평가하기로 했다.

해당 교수는 “열심히 문제를 풀어준 다른 학생에게 미안하다”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서강대는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위원회를 열고 부정행위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울 계획이다. 최근 서울대에서도 한 학생이 온라인 시험을 치르면서 문제와 관련된 파일을 내려받는 부정행위가 적발돼 재시험이 결정됐다.

인천 인하대 의대에서 2학년 41명과 1학년 50명이 집단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에 대해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서강대를 비롯한 타 대학도 비대면 시험의 부정행위가 만연했다는 지적이 있다. 대학생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는 “인하대는 가담자가 많다 보니 말이 새나갔을 뿐이다. 여러 대학에 부정행위가 만연해 있다”는 입장과 “코로나19 탓에 (비대면 시험은) 어쩔 수 없다. 기말고사라도 대면 시험으로 공정하게 치르자”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2일 서울의 한 사립대 공대에 다니는 최모 씨(24·여)는 “솔직히 ‘커닝’ 방법은 무궁무진하다”며 “우리 학교도 중간고사 때 비대면 온라인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많았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한 학생은 “기말고사도 이렇게 치르면 한 학기 성적이 통째로 비양심적 결과로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대학이 온라인 시험을 치르면서도 별다른 보완 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이런 문제를 방조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대학생은 “최근 삼성은 온라인 입사시험을 보면서 커닝 방지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안다. 대학들도 어느 정도의 대책은 마련했어야 옳다”고 지적했다.

대면 시험을 강행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성균관대에 다니는 유모 씨(27·여)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채용이 줄어든 마당에 면접까지 준비해야 하는 취업준비생들에게 감염 우려가 있는 대면 시험까지 치르라는 건 심하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좀 가라앉고 나서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최근 수도권에서 다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당초 예정됐던 대면 시험을 취소하는 사례도 나왔다. 한양대의 한 단과대는 지난달 31일 대면 방식으로 치르려 했던 전공 수업 기말시험을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담당 교수는 “경기 부천 쿠팡물류센터 등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아무래도 우려가 크다. 지금은 뭣보다 학생의 건강 보호가 최우선”이라고 했다. 같은 날 경기 용인에 있는 가천대에선 대면 시험을 치렀던 학생 2명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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