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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첫 의총서 “시비 너무 걸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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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곡히 부탁” 의원들에 허리 숙였지만 어조는 강경

“당적이 없는 사람” 비판 등 노선투쟁 불씨 항시 잠복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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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수석, 문 대통령이 보낸 화분 전달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오른쪽)이 2일 국회를 찾아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난 화분을 전달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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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80)이 2일 당 소속 의원들에게 “너무 시비 걸지 말고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탈보수화’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당내에서 표출되자 기선 제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 위원장의 선공에도 당내 반발이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 정체성’을 둘러싼 노선 투쟁의 문제인 데다 ‘김 위원장은 당적이 없다’는 불만도 이면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21대 들어 국회에서 처음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들에게 협조를 구했다. 그는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불만스럽더라도, 과거의 가치관에서 떨어지는 일이 있어도 시비를 너무 걸지 마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리를 깊숙이 숙여 인사했다. 부탁의 형식을 취했지만, ‘불만’ ‘시비 걸지 말라’ 등 강한 어조를 사용함으로써 사실상 기선 제압을 시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이 말한 ‘과거의 가치관’은 ‘보수’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전국조직위원장회의에 참석해 “‘보수’ ‘자유 우파’ 등의 말을 더는 강조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단속에 나선 것은 김 위원장의 ‘탈보수화’ 움직임에 대한 반발이 당내에서 산발적으로 표출되고 있어서다. 장제원 의원은 전날과 이날 연이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위원장을 저격했다. 전날에는 김 위원장이 ‘독불장군식’ 리더십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고, 이날은 “자유 우파·보수를 쓰지 말자”는 김 위원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장 의원은 “보수의 가치, 무엇이 낡았다는 것인지 이해가 잘 안 된다. 보수의 소중한 가치마저 부정하며 보수라는 단어에 화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보수가 주인을 잘못 만나 고생하는 것뿐이다. 당 지도부는 보수가 사랑받기 위해 개혁하는 것이지, 보수를 없애기 위해 개혁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소속인 홍준표 전 대표도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좌파 2중대 흉내 내기를 개혁으로 포장해서는 좌파 정당의 위성정당이 될 뿐”이라며 ‘좌클릭’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이날 의총에 김종인 비대위에 반대해온 장제원·조경태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런 반발은 현재 김종인 비대위의 ‘허니문’ 기간인 만큼 국지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언제든지 확산될 수 있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오랜 기간 보수 정당임을 자임해온 통합당의 정체성 자체를 바꾸는 일인 데다, 그 작업을 맡은 김 위원장에게 ‘당심’이 없다는 인식이 통합당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한 의원은 “김 위원장은 당에 로열티(충성심)가 없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은 “보수를 버리고 가는 길이 맞는지 알 수 없다”며 “지금은 지켜보겠지만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의원들이 김 위원장을 성토할 거고, 김 위원장도 본인 스타일대로 지체 없이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당이 격변기에 들어서면서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박수영 의원 등 초선 의원 11명은 이날 통합당 초선 의원 정치개혁 모임인 ‘초심만리’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황보승희 의원(부산 중영도)은 통화에서 “당 개혁 문제에서 개선해야 될 부분을 초선들 목소리를 담아 김종인 비대위에 제안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시절에는 계파 보스들이 발언권을 통제하는 셈이었는데, 지금은 중진들의 힘이 빠진 상태라 초선들이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박순봉·심진용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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