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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메르스 85명 악몽···삼성서울병원, 코로나 4명 확진 그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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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첫 확진 15일 만에 정상화

2일 자정 의료진 자가격리 해제

메르스 때는 38일 동안 부분 폐쇄

메르스 이후 모의훈련 매년 해와

중앙일보

삼성서울병원에서 간호사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달 19일 병원 주차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과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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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4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에 병원을 부분 폐쇄한 삼성서울병원이 2일 완전 정상화됐다. 이날 자정 의료진 251명의 자가격리가 모두 해제되면서다. 지난달 18일 간호사가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지 15일 만이다.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 부분 폐쇄한 기간인 38일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삼성서울병원은 전날 홈페이지에 ‘6월 2일부터 정상 운영합니다’라는 제목의 공지를 띄웠다. 병원은 공지에서 “지난 5월 19일 수술실 간호사 4명의 확진 판정 후 1400여 직원 및 일부 환자분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추가 감염자가 없어 5월 25일 수술장 재오픈에 이어 6월 2일부터 모든 영역에서 정상 운영한다”며 “수술 지연과 일부 외래 중단으로 인해 불편을 겪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조속히 치료받으시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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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이 지난 1일 홈페이지에 병원 정상 운영을 공지했다. [사진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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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원 간호사의 확진 소식이 알려진 것은 지난달 19일이다. 전날인 18일 흉부외과 수술실 간호사 한 명이 확진된 이후 같은 수술실 간호사 3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병원은 초기 감염 장소로 지목된 탈의실을 포함한 본관 수술장을 폐쇄했다. 수술장 폐쇄로 자연히 마취과 진료도 중단됐다. 확진자가 방문한 본관 식당과 카페 등을 방역했으며 본관 신규 환자 입원도 제한했다.



1일 2회 전 직원 발열 체크



지난 메르스 사태 때 이 병원에서 85명의 감염자가 나온 터라 방역당국은 긴장했지만 간호사 4명 외에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병원은 지난달 22일 신규 입원 허용, 지난달 25일 수술장 일부 가동 등 단계적 정상화에 들어갔다. 방역당국 역시 2주 정도 감염현장인 병원을 지키다 1일 철수했다.

메르스 때와 달리 병원 내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은 병원의 방역수칙 준수와 방역당국의 신속하고 광범위한 진단검사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서울병원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신천지 집단감염이 발생한 2월 중순 이후 1일 2회 체온 자가진단, 상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 지키기 등을 해왔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오전 7시, 오후 1시 하루 두 번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해 발열 여부를 알리게 했으며 응답률이 평균 95% 이상에 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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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19일 간호사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본관 수술장을 폐쇄했다가 지난달 25일 다시 열었다. 의료진의 자가격리로 일부에 그친 수술장 가동은 의료진 자가격리가 해제된 2일 정상화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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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증상 느끼자 출근하지 않고 검사



첫 확진을 받은 간호사는 지난달 발열 증상을 16일 느꼈다. 근무일이 아니라 출근하지 않은 이 간호사는 18일 출근 전 부서장에게 증상을 알린 뒤 출근하지 않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며 이날 오후 확진됐다. 병원 측의 매뉴얼에 따른 조치였다.

또 병원은 메르스 사태 이후 선별진료소를 지어 발열 혹은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위험 지역에 방문한 환자를 별도로 관리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에는 무증상·유증상 클리닉을 따로 설치했다. 바이러스 전파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다.



“수술실이라는 특징도 확산 막은 이유”



간호사 첫 확진 후 서울시와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당국의 대처도 신속하게 이뤄졌다. 방역당국은 병원의 협조 아래 곧바로 확진 간호사의 접촉자 파악에 들어가 폐쇄회로(CC)TV 분석, 수술 일정 역추적 등으로 수술환자, 보호자, 의료진 등 300여 명의 밀접 접촉자를 가려냈다. 이어 밀접 접촉은 없었지만, 동선이 겹친 능동감시 대상자 600여 명과 접촉 가능성이 작지만 비슷한 시기 병원을 방문한 선제적 관리 대상자 400여 명까지 검사 대상자를 확대해 지난달 24일 총 1470명의 진단검사를 마쳤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병원이 방역당국에 처음부터 협조적이어서 역학조사와 그에 따른 방역 조치가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 국장은 “병동이나 외래 진료실 혹은 응급실이 아니라 수술실에서 감염이 발생한 것이 특징”이라며 “수술을 통한 감염 전파 차단을 위해 체계적으로 감염관리를 해와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은 아직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첫 확진 간호사의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데다 병원 내에서 감염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이후 매년 2회 신종 바이러스 감염 발생을 가정한 모의 훈련을 해왔다”며 “더 철저히 신종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병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달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삼성서울병원 등 대형 의료기관 등에서 더 이상의 추가적 전파가 없었다. 철저하게 대비하면 코로나의 폭발적 재유행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수칙 준수의 예로 삼성서울병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간호사 4명은 아직 치료 중이며 상태는 양호하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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