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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조직이 망하는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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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 [신경수의 조직문화]

머니투데이

“행복한 가정은 살아가는 모습이 비슷하다. 그러나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러시아의 대 문호 톨스토이(Leo Tolstoy)가 쓴 『안나 카레니나(Anna Karenina)』라는 소설 속에 들어 있는 문구다. 조직을 테마로 일생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톨스토이가 말한 ‘불행의 이유’를 조직의 상황으로 가져와 보았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불행이 시작되고 결국은 파국을 맞는 소설 속의 안나(Anna)처럼, 조직이 망하는 전조(前兆)는 어디서부터 시작이 되고 그 이유는 어떤 것들이 있는 것일까?

나는 작년 3월 ‘기업문화와 실적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 국내 500개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3년 연속 기업실적이 상승한 기업과 3년 연속 기업실적이 하락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 설문의 결과를 집계하면서 나는 실적이 하락한 기업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특징 3가지만 소개해 보고자 한다.

소통에 어려움이 많았다.

소통이라는 단어는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말이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직시하지 않는 한, 조직내부 상하 간의 자유로운 의견교환을 의미한다. 일방적인 지시가 만연한 조직은 직원들의 의욕을 저하시킨다. 프로젝트 회의나 부서미팅의 상황을 가정해 보자. 현장에 있는 일선 담당자는 한 마디 말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팀장이나 부서장만 1시간 내내 떠들어 대고 있는 모습을 떠올려 보자. 그 일을 직접 처리해야 하는 담당자의 생각이나 의견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업무지시가 이루어진다. 이때, 담당자의 머리나 가슴 속에서는 어떤 화학작용이 일어날까?

관리자들의 책임감 지수가 낮았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2012년 3월호에 발간한 내부보고서용 자료(월간사례연구)를 통해서 몰락하는 기업들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경영진의 책임회피 문화’를 꼽았다. 맥킨지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2001년 12월 파산한 미국의 엔론을 꼽았는데, 조직적으로 회계부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있어서 부서장들의 책임회피 문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잘 나가는 회사에서는 관리자들의 책임감 지수가 보통의 회사에 비해 2배정도 높게 나왔다고 보고했다.

훈련되지 않은 리더가 많았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1인당 교육비는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평균 3배정도 많다고 한다. 중소기업의 경우는 종업원의 능력개발보다는 지금 당장의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가 더 급하기 때문에 교육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관리자들의 역량개발과 같은 장기적 관점의 투자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훈련이 안된 관리자들이 이끄는 조직은 위기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부족하여 조직에 큰 피해를 안겨줄 때가 많다.

이 외에도 조직이 망하는 이유를 더 이야기하라면 수도 없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매직 넘버3’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설문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3가지 사례만 들어 보았다. 위에 열거한 3가지 항목은 컨설팅의 현장에서도 가장 많이 경험하고 있는 현장의 경험이기도 하다.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

신경수 지속성장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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