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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G7 정상회담

문 대통령 “G7 초청에 감사…기꺼이 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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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15분 통화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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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9월 이후 미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러시아·인도·호주와 함께 한국을 초청할 뜻을 밝힌 데 대해 1일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기꺼이 응할 것이며, 방역과 경제 양면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15분간 통화하며 “금년도 G7 정상회의 주최국으로서 한국을 초청해 주신 것을 환영하고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G7 회의에 비회원국인 한국·러시아·호주·인도를 초청한 것은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문 대통령이 참석 의향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것은 취임 후 25번째이며, 지난 4월18일 이후 44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또 “G7 체제는 전 세계적 문제에 대응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며 “G7체제의 전환에 공감하며, G7에 한국과 호주, 인도, 러시아를 초청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G7이 낡은 체제라 현재의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한다. 이를 G11이나 G12체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문 대통령 생각은 어떠시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어 “금년도 G7의 확대 형태로 대면 확대정상회의가 개최되면 포스트 코로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대면회의로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세계가 정상적인 상황과 경제로 돌아간다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G12로 확대 좋은 생각…대면회의 땐 ‘포스트 코로나’ 이정표”

국가 위상 굳힐 기회 판단한 듯
‘중국 고립’ 동참 오해 소지도
문 대통령, 비상경제회의에선
“미·중 갈등 우리 경제에 부담”

두 정상은 G11 외에 브라질을 포함시켜 G12로 확대하는 문제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을 포함시키는 문제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인구, 경제규모, 지역대표성 등을 감안할 때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생각”이라며 “그런 방향으로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밝혔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응한 것은 코로나19의 성공적 방역 이후 높아진 국가 위상이 G7 회의 참석을 계기로 공고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한반도 정세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절대적 위치, 한·미동맹 중요성 등을 감안하면 문 대통령이 G7 회의 참여 제안을 거절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G7 회의 참석은 미국의 ‘중국 때리기’에 동참하는 것으로 비칠 소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G7 회의에 비회원국인 한국·러시아·호주·인도를 초청한 것을 두고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이런 의도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달 31일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는 연합전선 구축을 제안한 것, 반중 경제블록 구상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에 한국 참여를 제안한 것에서도 확인된다.

문 대통령의 G7 회의 참석이 미국에 치우친 행보로 비칠 경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문제로 냉각된 한·중관계를 올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정상화한다는 문 대통령 구상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시 주석은 지난 5월13일 문 대통령과 통화하며 양국관계를 ‘풍우동주(風雨同舟·비바람 속에서 한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중국은 떼어놓을 수 없는 좋은 이웃이며, 앞으로 전략적 교류를 강화해 양국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중관계 개선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비상경제회의에서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면서 세계 경제의 위기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는 자국 중심주의와 강대국 간 갈등도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G7 회의에 참석하더라도 중국 측과 소통해 ‘과잉 해석’ 여지를 줄이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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