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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연설자 알지 못했다” 살인마 ‘짐 존스’ 생전 육성 샘플링 논란에 빅히트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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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죽어서도 살고…” 1978년 신도 900여명 음독 강요한 사이비 교주 음성 삽입했다 삭제

세계일보

신곡 샘플링 논란에 휩싸인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27). 한윤종 기자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슈가(본명 민윤기·27)가 최근 발표한 신곡에 미국서 신도 900여명을 ‘대학살’한 사이비 교주의 음성이 삽입돼 논란이 일었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공식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22일 발매된 슈가의 믹스테이프 ‘D-2’의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의 도입부에 미국 사이비 교주이자 살인마로 알려진 존스의 연설이 10초가량 삽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실을 인지한 빅히트 측은 바로 문제가 된 존스의 연설 부분을 삭제해 음원을 재발매했다.

짐 존스는 1955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인민 사원(Peoples Temple of the Disciples of Christ)’이라는 사이비 종교를 세운 인물이다. 1978년 신도들을 남미 국가인 가이아나로 이주시킨 뒤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한 신도들에게 집단 음독을 강요해 914명의 목숨을 앗아간 희대의 살인마다. 이 사건은 ‘존스타운 대학살’이라고 부르며, 당시 전 세계를 큰 충격에 빠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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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멤버 슈가가 지난달 22일 발매한 믹스테이프 ‘D-2’ 이미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의 생전 연설 중 “당신은 죽어도 살고, 살아서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Though you are dead, yet you shall live, and he that liveth and believeth shall never die)”라는 대목이 슈가의 신곡에 삽입됐다.

존스의 음성 삽입 사실은 BTS 해외 팬들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고,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침묵해온 빅히트 측은 31일 ‘연설자를 알지 못하고 부적절한 샘플을 사용한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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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공식 입장에서 빅히트 측은 “슈가의 믹스테이프 ‘D-2’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 중 도입부 연설 보컬 샘플은 프로듀서가 특별한 의도 없이 연설자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선정했다”면서 “내부 프로세스에 따라 내용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했으나 부적절한 샘플임을 인지 못하고 곡에 포함하는 오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검수하는 자체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으나,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대응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음을 경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빅히트 측은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이와 관련된 역사적, 사회적 상황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면서 “이로 인해 상처받으셨거나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아울러 “아티스트 본인(슈가)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며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빅히트는 논란이 된 부분은 즉각 삭제 후 재발매했으며, 이번 사례를 교훈 삼아 모든 제작 과정을 더욱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세계일보 자료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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