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G7, 국제사회 문제 대처에 계속 중요”
韓 참여 시 ‘亞 유일 참가국’ 의미 퇴색 견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 탑승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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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일본 측도 지대한 관심을 표하고 있다. 반중(反中) 연합 전선 참여를 사실상 압박하는 취지여서 한국에 미중 사이의 양자 택일을 강요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우익성향의 산케이신문은 1일 트럼프 대통령이 G7에 한국 등 4개국을 초청한 것은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한 동맹국들을 규합해 중국 견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 동맹관계이면서도 경제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양다리 외교’를 펴고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문재인 정부가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한 한미일 3국 협력에 소극적이고 한국이 선진국들의 대중 정책에 엇박자를 낼 우려가 있다고 견제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끌어 들여 문 대통령에게 미중 가운데 어느 편에 설지 요구하려 한다는 해석이다. 미국은 그간 한국에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ㆍ태평양 전략’ 참여를 촉구해 왔다.
요미우리신문은 G7이 참여국 확대를 통한 미국의 노골적인 중국 배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틀을 흔들면서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할 경우 미중 갈등의 한복판에 말려들 것을 우려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ㆍ호주ㆍ인도 외에 러시아는 한때 G8의 일원으로 참여했지만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이후 배제됐다. 지난해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참여를 요청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아울러 중국을 포함한 G20이라는 협의체가 있는 상황에서 G11라는 새로운 틀을 만드는 데 합의가 쉽지 않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일본 정부 내에선 G7 확대에 다소 부정적 기류도 감지된다. 외무성 간부는 이날 한국, 호주 등의 G7 참가에 대해 “아시아의 유일한 G7 참가국이라는 일본의 의미가 퇴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G7 확대로 미중 대립이 격화할 경우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연기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국빈 방일 일정 조정이 어려워질 것이란 현실적 이유도 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은 이날 “G7이 시대에 뒤쳐졌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관련, “G7의 틀은 국제사회의 당면 과제 대처와 연계, 협력을 확인하는 자리로서 계속 중요하다”고 밝혔다. 4개국이 일본과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지에 대해선 “이들 나라는 각각 일본에 있어 매우 중요한 파트너지만 일률적으로 말하는 것은 삼가겠다”고 선을 그었다.
외무성은 최근 발간한 올해 외교청서에서 호주ㆍ인도와는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한다’고 명기한 반면, 한국은‘가장 중요한 이웃 국가’라고 기술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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