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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애물단지' 플라스틱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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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개월 내 썩는 PBAT·PLA 상용화

봉투, 기저귀 등 다방면 대체연구 진행

재활용까지…선순환 생태계 조성도 한창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플라스틱 빨대를 대신한 종이 빨대, 비닐봉지를 대체한 다회용 장바구니 등 친환경 제품 소비가 늘면서 기존 플라스틱 제품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석유화학업계가 이런 친환경 흐름에 맞춰 변신을 꾀하고 있다. 땅에 묻으면 수개월 안에 썩는 생분해 기술부터 섬유 등으로 다시 쓰는 재활용 기술까지 연구개발 분야도 다양하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 SKC(011790), 한화솔루션(009830), 롯데케미칼(011170) 등은 수백년이 지나도 썩지 않고 재활용도 어려운 플라스틱의 단점을 보완하는 데 집중 연구하고 있다.

SKC는 땅 속에서 6개월 내 100% 분해되는 PBAT(폴리부틸렌 아디페이트-코-테레프탈레이트)를 중심으로 상용화 연구에 들어갔다. 일반 PBAT에 목재 펄프에서 뽑은 나노셀룰로오스 보강재를 더해 잘 찢어지거나 늘어지는 약점을 극복하는 기술을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이전받았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일회용 비닐봉지, 멀칭필름(밭에서 농작물 재배시 표면을 덮는 비닐) 등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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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가 스타벅스코리아에 공급하는 생분해 PLA 필름 포장지. (사진=SK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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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는 옥수수 추출 성분으로 만들어 땅에 묻으면 단기간에 생분해가 되고 유해성분이 남지 않는 PLA 필름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이미 스타벅스 식품 포장재, 신세계TV홈쇼핑 아이스팩·의류포장비닐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 편의점 식품 포장재 등으로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화솔루션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PLA와 PBAT 한계를 극복하고자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에틸렌에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결합시켜 미생물로 함께 분해될 수 있는 복합 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해양 미세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수 조건에서 분해 성능을 개선한 폴리에스테르계 소재 역시 개발되고 있다. 이들 기술이 개발되면 일회용 봉투, 멀칭필름, 식품용기, 어구·어망 등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지난해 세계 4대 농작물 가공기업인 미국 ADM과 공동개발계약(JDA)을 맺고 옥수수에서 추출한 글루코스(포도당)를 활용한 바이오 아크릴산 연구 개발을 오는 2021년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기저귀를 비롯한 위생용품 원료인 친환경 고흡수성수지(SAP)를 생산해 바이오 플라스틱 관련 사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SK종합화학은 범용 플라스틱보다 사용량을 10%가량 줄일 수 있는 고결정성 플라스틱(HCPP)을 상용화해 완성차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자동차 범퍼, 대시보드 등에 쓰여 중형차 1대 기준 무게를 최고 10㎏까지 낮춰 연비 개선과 배출가스 감축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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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계열사 SK종합화학은 범용 플라스틱보다 사용량을 10% 줄일 수 있는 고결정성 플라스틱(HCPP)을 상용화했다. (사진=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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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플라스틱을 다시 석유화학제품 원료로 활용하려는 기술 개발도 한창이다. SK이노베이션은 관련 기술을 개발하려 국내외 기업·연구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한화솔루션도 촉매기술을 활용해 폐플라스틱에서 나프타(납사) 성분만 선택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부터 폐플라스틱 수거문화를 개선하고 재활용을 통한 플라스틱 순환경제 체제를 구축하고자 ‘프로젝트 루프(LOOP)’를 시작했다. 폐페트(PET)병을 수거해 분쇄·제조를 거쳐 제작된 섬유 원사로 소셜 벤처업체가 신발, 의류, 가방 등을 만들어낸다는 비즈니스 구조다.

해외 주요 화학업체인 다우(DOW)도 재활용 수지를 40% 포함하면서도 기존 수지와 비슷한 성능을 지닌 친환경 재활용 플라스틱 수지를 개발해 상용화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 배출 저감 등 환경에 관심이 커지는 데다 포스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시대에 대비해 석유화학업계도 친환경 원료 기반 혹은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과 재활용 방법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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