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1 (토)

북 '백두산 유네스코 지질공원' 추진, 관광산업 발전 포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백두산 일대는 자연적 스펙터클과 인간적 풍광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백두산 지질공원은 북한을 찾는 관광객들의 첫번째 목적지라고 할 수 있다.”

북한 당국이 백두산 지역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받기 위해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한 신청서의 한 대목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조선중앙통신은 백두산 지역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록하기 위한 사업을 적극 추진중이라고 보도했다.

1일 유네스코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신청서를 보면 북한이 ‘백두산 세계지질공원 인증’ 추진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점 사업인 삼지연 지구 개발과 연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은 2페이지 분량의 신청서에서 백두산 지역의 면적, 위치, 기후 등 지리적 조건을 언급하면서 한 문단에 걸쳐 삼지연 지구 개발 과정을 조명했다.

신청서는 “최근 1단계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 실행과 함께 삼지연 시는 산악 문명의 모델로 완전히 변모했다”고 밝혔다. 이어 “철도, 도로, 전기, 통신을 포함한 인프라가 재건됐고, 관광, 스포츠, 자연보호, 지역경제 관련 서비스와 생산 시설이 현대적 스타일로 새롭게 건설됐다”며 “이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16년부터 ‘혁명 성지’ 삼지연군(지난해 시로 승격)의 대대적인 개발을 지시하고, 이후 십여 차례 현지지도에 나서면서 애착을 보여왔다. 삼지연 일대는 양덕 온천관광지구,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더불어 북한 관광산업 발전의 주력지로도 꼽힌다. 이에 북한이 백두산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록해 국제적 공신력을 얻은 다음, 백두산 관광자원화에 속도를 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신청서에서 “화산 분출과 지질학적 진화로 만들어진 스펙터클한 유산과 풍경은 백두산의 가장 큰 지질학적 강점”이라며 백두산이 지닌 지질학적 가치도 강조했다. 신청서는 “백두산은 화산 분출물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며 백두산에서 순상화산과 성층화산이 모두 관찰되고, 빙하기의 지질학적 증거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백두산 지역은 동북아 지역의 화산 지대와 고산 지대를 전형적으로 대표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고구려 고분군(2004), 개성역사유적지구(2013) 등 두 곳을 등재한 상태다. 세계유산 잠정목록에는 묘향산과 주변 역사 유적, 평양역사유적지구, 금강산과 주변 역사유적, 칠보산, 구장 지역 동굴 등 5곳이 올라있다.

올해 유네스코가 세계지질공원 지정 여부를 검토할 후보군은 백두산 지역을 포함해 모두 20곳이다. 볼리비아 토로토로 국립공원, 중국 푸젠성 룽옌시와 구이저우성 싱이, 프랑스 아르모리크 지방, 요르단 사해 부근 와디 무지브 계곡 등이다.

2004년부터 시작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 중요성은 물론이고, 생태·고고학·역사·문화적 가치, 과학적 중요성 및 희귀성 또는 아름다움 등을 함께 지니고 있는 지역을 지정한다. 2015년 제38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유네스코 사업으로 공식화됐다. 한국은 제주도, 청송, 무등산 세 곳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경향신문

북한이 백두산 일대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기 위해 유네스코 측에 제출한 신청서 표지. 유네스코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