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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두 쪽 난 브라질' 첫 무력충돌…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갈등 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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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 세력, 두 쪽으로 갈라진 브라질에서 양측이 무력 충돌을 벌이는 등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양측은 각기 여러 차례 시위를 벌였지만 직접 충돌한 것은 처음이다.

세계일보

31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베니다 파울리스타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와 반대하는 시위대가 충돌하고 있다. 상파울루=EPA연합뉴스


BBC방송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상파울루 중심가인 아베니다 파울리스타에서 31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와 보우소나루 지지 시위가 거의 동시에 벌어졌다.

‘민주주의 수호’라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운 반 보우소나루 시위대는 비교적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거리행진을 했으나,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을 만나자 서로 욕설을 주고받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험악한 상황이 조성됐다. 경찰이 양측을 갈라놓기 위해 최루가스와 고무탄을 쏘며 개입하자 시위대는 돌과 각목 등을 던지며 맞섰다.

경찰과 양측의 시위대가 얽혀 곳곳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수십 명이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혼란은 3시간 넘게 이어졌다. 리우데자네이루시에서도 비슷한 시간에 보우소나루 비난 시위가 벌어졌으며, 출동한 경찰이 최루탄 등을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섰다. 소셜미디어에는 마스크를 쓴 시위대가 최루탄을 맞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올라오기도 했다.

앞서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벌어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에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지켜보다 직접 합류해 시위대와 뒤엉켰다. 시위대는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갈등을 빚는 의회와 대법원 폐쇄를 주장하고 군부의 정치개입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정치 전문가들은 정치적 고립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탄핵 위기에 몰린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갈등을 조장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좌파진영과 결탁한 의회·대법원의 공격으로 자신이 위기에 몰리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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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베니다 파울리스타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와 반대하는 시위대가 충돌하고 있다. 상파울루=AFP연합뉴스


정치적 혼란상에 더해 브라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도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브라질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1만6409명 많은 51만4849명으로 늘었다. 확진자는 지난 2월26일 첫 보고 이후 빠른 속도로 증가세를 계속했으며, 누적 확진자 수는 지난 22일부터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사망자는 2만9314명이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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