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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신분증을 깜빡 잊고 가더라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거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한 금융투자상품권으로 주식을 사고, 통장에 돈이 없을 때 신용카드로 축의금을 보내거나 월세를 내는 서비스들이 최근 1년 새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불과 1년 전 만해도 가능하지 않았던 일들인데, 어떻게 단기간에 이러한 서비스들이 현실화 될 수 있었을까요.
이는 지난해 4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금융규제 샌드박스' 덕분입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금융 시장에서 규제 때문에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오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마련한 제도입니다. 이 제도를 통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 규제 적용이 최대 4년간 유예 또는 면제됩니다. 혁신적 아이디어와 신기술을 신속하게 테스트, 혹시 모를 부작용과 위험성을 줄여 보다 안전하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단 장점이 있죠.
그렇다면 왜 '샌드박스'라는 용어가 붙었을까요. 이는 모래놀이터(sandbox)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보통 모래놀이터 안에서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모래를 입에 넣는 등 안전에 위협이 발생하면 지켜보던 부모는 제지에 나섭니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해치지 않는다면, 일정기간 또는 한정된 공간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쳐보라는 의미에서 샌드박스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된 것이죠.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기존에는 사진이 들어간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으면 실명확인이 안 돼 은행에서 업무를 볼 수가 없었죠. 그 이유는 현행법상 금융회사 등은 거래자의 실지명의로 금융거래를 해야 하고, 대면 거래시 고객의 신분증(실명확인증표) 원본으로 실명확인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신분증 원본을 지참하지 않더라도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본인인증, 이미 제출한 신분증 스캔이미지를 이용한 신분증 진위확인, 신분증 스캔이미지와 실물 대조 등 3가지 방법으로 실명확인이 가능하도록 특례를 부여했습니다. 최소한의 조건을 부여해 기존 규제환경에서는 허용되지 않았던 서비스가 가능해진 겁니다.
이러한 방식은 지난 2016년 영국이 처음으로 도입했고 미국, 일본, 싱가포르도 해외 주요국들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금융 서비스 혁신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금융규제 샌드박스가 도입된 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100건이 넘는 혁신금융서비스가 출시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핀테크·스타트업의 신규투자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효과도 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보완해야 할 점도 물론 있습니다. 바로 완전한 규제 완화가 아니기 때문에 사업의 연속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로 특례를 받은 핀테크 기업들은 최장 4년까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 기간이 종료되면 서비스를 중단해야 할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도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임시허가·특례기간 연장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입니다. 특히 금융업의 인·허가단위를 세분화하고 진입요건도 완화하는 내용의 '스몰라이선스'를 도입을 추진하는 등 샌드박스 기간 종료 후에도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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