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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벤처붐 무색한 벤처 인력난]①"공고 올린지 한달 넘게 감감 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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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영상통화 서비스 A사, 팀잠급 채용 공고 한달째 '무소식'

전반적인 미스매치 심각… 고급인력 채용일수록 어려워

"미리 스타트업 경험하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 마련 필수"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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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상용화할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고급 인력을 채용해야 하는데요. 적절한 인력을 찾기가 정말 힘듭니다.”

단체 영상통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A사는 지난 4월 팀장급 개발자를 채용하는 공고를 냈다. 하지만 한 달이 넘도록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정규직 12명, 계약직 1명이 근무 중인 A사는 창업한 지 5년이 안 된 벤처기업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50만 건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A사 대표는 “안드로이드와 IOS 개발자가 각각 3명 정도 있는데, 전체적인 시스템 인프라를 설계하고 서버를 관리하는 팀장급 인력이 꼭 필요하다”며 “팀장급은 대체로 짧게는 5년, 평균 8년 정도 경력자로 상용화할 서비스 개발을 할 수 있는 인력이다. 그러나 그만한 실력을 갖춘 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 들어 벤처기업은 우리나라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벤처기업 상당수는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린다. ‘창업은 어렵고 힘들다’는 편견에 벤처기업에 도전하려는 인재들이 적었던 과거와 비교하면, 현재 벤처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럼에도 쓸만한 인재들은 대기업 등 처우가 좋고 안정적인 기업을 선호하기에, 창업 초기 벤처기업 인력난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력 3년 차 IT 솔루션 기업 B사의 대표는 “신입이나 3년 이내 앱 개발 기술자들은 매번 공고를 올리면 1~2명 정도 겨우 채용할 수 있다”면서 “취업난 속에서 경력이 부족한 이들이 포트폴리오를 쌓기 위해 작은 기업이라도 입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연봉과 근무시간 등 회사가 구직자에 기대하는 수준과 구직자가 회사에 바라는 수준이 다른 ‘미스매칭’이 일어나니 채용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나마 실력 있고 좋은 인재는 이름이 알려진 기업에 눈을 돌리기 마련”이라고 토로했다.

인재들이 당장이 아닌 미래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일단 유능한 인재들을 키우기 위한 교육 체계를 마련하고, 벤처기업이 매출 대신 투자를 적극 유치할 수 있도록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제도 등 도입이 필요하다는 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벤처기업을 미리 경험하는 인턴십 제도 등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가 연이어 나오고, 올 1분기 벤처투자도 코로나19 여파에도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쳐 선방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요 인력들이 벤처기업으로 유입이 되지 않는다”며 “아무래도 업력이 낮은 초기 기업의 경우 젊은 인재들이 미래와 전망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는다. 벤처기업의 아이디어와 가능성을 두고 가치평가를 할 수 있는 스톡옵션 등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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