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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수)

삼성물산 '반포 대첩' 승리 …'20년 역사' 래미안 저력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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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87억 반포3주구 재건축 수주
지상 35층 17개 동 2091가구
52% 득표로 대우건설 따돌려
정비사업 복귀 후 잇달아 수주
시공사 시공능력 상향 평준화
브랜드·혜택·전략이 판도 좌우


파이낸셜뉴스

지난 5월 30일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수주전에서 승리를 거둔 삼성물산 임직원들이 조합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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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 수주전에서 대우건설을 힘겹게 누르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당초 '래미안' 브랜드를 가진 삼성물산이 손쉽게 수주전에서 이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막판까지 초접전을 벌이며 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과거 시공사 선정기준이 '브랜드'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브랜드'뿐 아니라 조합에 얼마 만큼 혜택을 내놓는지가 중요한 평가 잣대가 됐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 득표율 52%로 수주 성공

5월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은 전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조합원 1625명 중 1316명이 투표한 결과, 삼성물산이 686표를 받아 5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수주에 성공했다. 대우건설은 617표를 얻었다.

이로써 삼성물산은 2015년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 원베일리) 통합 재건축 수주 이후 5년 만에 정비사업에 복귀한 이래 신반포15차,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 수주에 잇달아 성공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서울시 '클린 수주 시범사업장' 1호로 지정된 반포3주구에서 '클린 수주'를 내세우며 승리한 것은 의미가 깊다고 삼성물산 측은 설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OS 등 불법적인 홍보 없이 법과 절차를 준수하며 투명하게 수주했다"며 "이번 수주로 '클린 수주' 문화가 정착되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1109번지 일대의 반포아파트를 지하 3층~지상 35층 아파트 17개 동 총 2091가구로 다시 짓는 사업이다. 예정 공사비는 8087억원이다. 삼성물산은 탄탄한 재무구조와 안정적인 자금 조달 역량을 바탕으로 100% 준공 후 분양 등 최상의 사업조건을 제안했다. 획기적인 사업기간 단축을 통해 빠른 사업추진을 원하는 조합원들의 기대에 부응할 계획이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은 "삼성물산의 상품, 기술력, 서비스 역량을 총동원하여 래미안 20년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작품을 만들겠다"면서 "삼성은 고객만족과 신뢰를 가장 우선시하는 회사로, 그동안 준비하고 약속드린 사항은 반드시 지켜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돋보이는 아파트를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브랜드' 이어 '금융 조건'도 중요

최근 강남 재건축 수주전의 판도가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인근 단지에 지어진 아파트의 브랜드가 수주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최근에는 브랜드만으로는 손쉽게 수주를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평이다. 실제 대우건설은 반포 3주구를 '트릴리언트 반포'로 네이밍을 정하고 가치와 품격을 담은 하이엔드 아파트로 만들겠다는 제안으로 조합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사전투표까지만 하더라도 대우건설이 조금 앞선다는 분위기가 있었고, 조합 내부에서도 대우건설의 조건이 좋아 끝까지 고민하는 조합원이 많았다"면서 "대우건설 역시 해볼만 하다는 평이지만 아쉽게 한 끗 차이로 밀렸다"고 밝혔다.

특히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21차 재건축 수주전의 경우 GS건설의 '자이' 텃밭에서 포스코건설이 승리하면서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곳은 인근에 반포자이(3410가구)와 신반포4지구(3685가구)가 있어 GS건설이 손쉽게 수주를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이 후분양을 제안하면서 공정률 70% 시점에 일반분양을 하고, 조합원들에게는 중도금이나 공사 조달금 등에 들어가는 이자비용을 입주할 때까지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판도가 뒤바뀌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이 '래미안', '자이' 양강구도에서 '디에이치', '더샵' 등이 들어오고 있고, 롯데건설도 시그니엘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면서 "시공사의 시공능력이 상향 평준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조합에 유리한 조건이나 뛰어난 수주전략 등이 수주전의 향방을 가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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