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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레이더P] ‘비문`이던 이낙연, 친문에게 다가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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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기자 시절 맺은 김대중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정계에 진출해 4선 국회의원, 전남지사, 국무총리를 지냈다. 이 위원장은 21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해 보수진영의 대선주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를 꺾고 당선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 위원장은 1년째 차기 대선주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성인 1000명에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물은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 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에서 28%(1위)를 얻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대권에 나서려면 당내 견고한 지지 세력이 필요한데, 이 위원장은 계파색이 약해 지지 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비문(非文)'인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친문(親文)에 던지는 메시지가 당내 세력 확보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무총리 시절부터 대권주자로 통했던 이 위원장의 메시지는 그동안 어떻게 달라졌을까.


1. "청와대와 교감 위해"

이 위원장은 국무총리 시절인 2017년 6월 5일 비서실장으로 배재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배 전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었다. 이후 20대 총선에서 문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부산 사상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 위원장은 배 전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내정하면서 "총리실이 의미 있는 역할을 하려면 청와대 및 국회와의 교감이나 공감이 대단히 긴요해 전직 의원을 찾고 있었다"고 밝혔다.

21대 총선에서 배 전 의원은 부산 사상에 재도전했고 이 위원장은 배 전 의원에 대한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8일 부산시 사상구를 찾아 "배재정 실장이 저를 모셨는지, 제가 배재정 실장을 모셨는지 지금도 헷갈릴 만큼 복잡한 일이 많았다"며 "(배재정 후보의) 고집으로 제가 실수하지 않고 총리직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 "저 또한 비문이었다"

이 위원장은 공식 석상에서 '비문'임을 드러내는 것을 꺼리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국무총리로 재직 중이던 2018년 10월 4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500일이 넘었는데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을 삼고초려를 해서 장관으로 임명한 사례가 있느냐"고 묻자 "친문 아닌 사람이 많이 있다"고 답했다.

그 후 이철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신의 질문 차례에 이 위원장을 불러내 "비문이 많다고 했는데 장관 중 친문 아닌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저 또한 비문이었고 김현미 장관, 김부겸 장관도 친문으로 분류하는 분은 없을 거다"며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친문이냐 아니냐 하고는 무관한 분"이라고 답했다.


3. "DJ가 가장 위대하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3월 20일 "김대중 대통령이 가장 위대한 지도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정부질문을 통해 "우리나라의 가장 위대한 지도자가 누구냐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데 대한 답이다. 이 위원장의 대답에 여권 인사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내 계파가 약한 이 위원장이 세력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을 꼽았을 거라 보는 시각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기자 시절 옛 민주당에 출입하면서 김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의 권유로 2000년 총선에서 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고향인 전남 함평·영광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 때문에 지금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및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지낸 경력과 문재인 정부의 첫 국무총리를 지낸 경력이 대표적이지만, 계보상으로는 '범동교동계'로 분류된다.


4. 조국 임명 반대했나 묻자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9월 26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우리 사회가 공정한가에 대한 깊은 회의가 국민들 사이에 싹텄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조국 인사 참사와 관련해 국민들이 느끼는 허탈감과 분노가 어느 정도라고 보느냐"고 묻자 "가진 사람들이 제도를 자기의 기회로 활용하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는 데 대해서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과 코드가 맞고 친문 핵심이어서 임명을 강행한 것이 아니냐는 취지로 질의하자 이 위원장은 "그렇지는 않다"고 답했다. 또 조 전 장관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것인지 묻자 "진실이 가려지는데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 임명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반대 의견을 전달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친문인 조 전 장관의 임명에 대한 반대 의견을 문 대통령에 전달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5. "대통령 덕" "대통령 내외가 찍은 이낙연"

지난달 17일 이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초대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함께 청와대를 찾았다. 이날 문 대통령은 선거에서 승리한 이 위원장에 축하의 뜻을 전하며 격려했고, 이 위원장은 ‘대통령의 공적'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같은 날 종로 선거캠프 해단식에서도 이 위원장은 "대통령 덕분에 이런 선거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말하며 공을 문 대통령에게 돌렸다.

지난 27일 이 위원장은 더 강력한 '친문 호소' 메시지를 내놨다. 이 위원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워크숍에서 "확인은 안 되지만 (서울 종로 지역구인) 문재인 대통령 내외께서 표를 찍었던 이낙연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 위원장 측 관계자는 "8월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하고 선언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유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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