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단순 시청 가능하나 유포 조심해야…광고수익은 가져가기 어려울 듯
북한 선전 선동 전략이 달라졌다. 관영매체 보도를 편집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대로 올리던 방식에서 탈피, 해외 젊은 세대를 공략한 채널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북한 7세 유튜버 '수진이',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20대 유튜버 '은아'는 세련된 영상에 북한 사회의 속살을 얹어 시청자들을 유혹한다.
북한 7세 리수진 어린이의 유튜브 진행 영상 |
◇ 30대 김정은, 선전 선동 전략도 젊어져
그동안 북한은 유튜브 시대에 나름 기민하게 대응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일례로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일찌감치 유튜브에 '우리민족끼리TV'를 운영했는데, 호전적이거나 극단적인 영상을 올리다 계정이 정지되기 일쑤였다.
그래서인지 요즘 북한 뉴미디어 전략의 핵심은 '자연스러움'이다.
북한 유튜버들은 관영매체 아나운서들처럼 비장한 목소리로 말하거나 '수령님 은혜'를 눈물 바람으로 칭송하지 않는다.
'Echo DPRK' 계정에 등장하는 젊은 여성 은아는 '은아의 평양 투어 시리즈'라는 제목으로 일주일에 2∼3개씩 영상을 올린다.
현대적 옷차림인 그는 유창한 영어로 평양의 려명거리, 대성백화점, 평양의학대학 구석구석을 보여준다.
'New DPRK' 계정의 '리수진의 1인TV' 주인공 수진이의 일과도 흥미롭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수진이네 아파트 내부에는 피아노, 선풍기, 대형 소파, 금붕어 어항 등이 놓여 있어 평양 상류층의 생활을 잘 보여준다.
어머니에게 학용품을 선물 받은 수진이가 "훌륭한 사람이 돼서 원수님께 보답하겠다"고 언급하기는 하지만, 남한 드라마 속 간접광고(PPL)처럼 비교적 자연스러운 맥락에서 메시지를 녹였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새로운 온라인 매체 출현에 대응한 선전방식의 변화"라며 "북한 주민을 겨냥하기보단 김정은의 애민사상이나 주민정치를 대외에 효과적으로 선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유튜버 은아 |
◇ '북한 유튜브 봐도 되나요?'…광고수익은 어떻게 되나
남한에서 북한 유튜브 채널을 시청하는 건 괜찮을까.
'Echo DPRK'(2017년 8월 개설)의 구독자 수는 1만1천명, 'New DPRK'(2019년 10월 개설) 구독자 수는 2천600명이다.
북한에서는 인터넷 사용이 제한돼 있고 대부분 콘텐츠가 우리말로 제작된 점을 고려하면 구독자 상당수는 남한 국적일 것으로 추정된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27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서 만든 방송과 동영상을 보는 것 자체는 현재 법이 금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단순 시청은 가능하다는 뜻이다.
북한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자신의 SNS에 공유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국가보안법(제7조)은 북한에 대한 찬양·고무 등을 금지하고, 정보통신망법(제44조7)은 국가보안법에서 금하는 내용의 불법 정보를 유통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북한 유튜브 시청과 관련해 유권해석이 애매한 부분들도 있다.
북한 유튜브 콘텐츠에 댓글을 다는 행위를 대북 접촉으로 볼 것인지, 단순히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담은 영상물을 관련 현행법이 규정하는 불법 정보로 볼 것인지 등은 당국에서도 아직 명쾌하게 답을 내놓지 못하는 문제들이다. 정부가 북한의 유튜브 활동을 '새로운 현상'으로 주목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북한 채널이 유튜브 활동으로 돈을 벌 수는 없을 거로 보인다.
유튜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파트너 프로그램'에 가입한 채널의 구독자 수가 1천명, 누적 시간 4천 시간을 돌파하면 광고 수익을 배분해준다"며 "북한 일부 채널이 이 기준을 달성하기는 했지만, 북한은 현재로서는 파트너 프로그램 제공 국가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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