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노출 영상 내놔" "삭제 도와줄게"…미성년자 성착취범 '두 얼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머니투데이

/ 사진=김현정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모티콘 사줄 테니 사진 좀 보내줘."

"너 사진이 유포됐는데 내가 아는 사람한테 부탁해서 삭제해줄게."

1인 2역을 하며 미성년자에게 접근해 성착취물을 제작한 20대 남성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피해 청소년을 직접 만나 성폭행까지 했다. A씨가 범죄 대상으로 삼은 피해자는 총 11명으로 중학생 1학년(만 13세)도 있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해 9월부터 전국 각지를 돌며 피해 청소년을 상대로 성착취 영상물 총 231개(사진 195개, 동영상 36개)제작하고, 협박, 공갈, 성매매, 강간, 유포 등을 한 20대 피의자 A씨를 검거해 기소의견 구속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유심 선불폰과 듀얼넘버(하나의 휴대전화에서 번호 두 개 사용) 등을 이용해 혼자서 다양한 역할을 하며 청소년을 꾀어냈다. 경찰 관계자는 "치밀한 사전준비와 청소년의 심리를 이용해 지능적으로 범행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에게 친근하게 접근...노출 사진 받으면 유포 협박, 성폭행까지

머니투데이

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A씨는 카카오톡 오픈채팅과 페이스북 메신저 등을 통해 범행 대상자를 찾았다. 불특정 청소년에게 이모티콘을 사주겠다’, ‘상담해주겠다’며 접근했다. 피해자가 경계심을 풀면 ‘여성임을 확인하겠다’며 신체 노출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 요구했다. 얼굴은 보내지 않아도 된다며 의심을 줄였다.

피해자들은 A씨에게 노출 사진을 보내는 순간부터 악몽을 겪어야 했다. A는 SNS 등을 통해 피해자의 인적 사항을 알아내고, 사진을 주변에 유포하겠다며 협박했다. 그리고는 더 노출이 심한 사진과 영상을 요구했다. n번방의 문형욱(갓갓)과 박사방의 조주빈(박사)과 수법이 비슷하다.

더 나아가 A씨는 피해 학생에게 만날 것을 요구했다. 피해자를 만난 A씨는 강간하고, 돈을 주며 성매매까지 했다. 성관계 영상도 찍어 지인 등에게 유포했다.


다른 번호로 '영상 삭제해주겠다'며 다시 접근...피해자들 신고 제대로 못해

특히 A씨는 만날 것을 요구했으나 피해자가 거부하면 다른 번호로 접근했다. 이어 ‘SNS에 사진이 유포된 것 같다’며 ‘삭제를 도와주겠다’며 환심을 샀다. 하지만 곧 "영상을 지우는데 수백만원이 들었는데 어떻게 할거냐"며 피해자를 협박하고, 성폭행할 구실로 삼았다.

A씨는 "경찰에 신고해봐야 나는 추적이 불가능하다"며 지속적으로 피해자들을 협박했고, 대부분의 피해자가 실제 피해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사건은 지난달 30일 피해자 1명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오픈채팅방 등 SNS 사용자인 청소년은 물론 부모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고, SNS 서비스업체의 모니터링 차단 등 기술적 대응도 필요하다"며 "이런 수법이 오픈채팅방 등 SNS 중심으로 횡행하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