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김정은 등장 후 '정면 돌파' 집중…달라진 北 패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30회→18회…공개 행보 줄었지만 중요 메시지 늘어

10월께 정면 돌파전 성과 드러나면 金 행보 늘어날 듯

뉴스1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이었던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예년에 비해 공개활동을 대폭 줄인 가운데 북한은 내부의 '정면 돌파전'에 대한 집중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북한에서는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 이후에는 더욱 내부 추동에 힘을 쏟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2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주로 모내기, 건설사업, 사상 교양 등 정면 돌파전과 관련된 내용을 위주로 지면을 채웠다. 지난 24일 김 위원장의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참석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이후 다시 연일 정면 돌파전을 추동하는 기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 2일 김 위원장의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 참석 이후의 보도들도 비슷했다. 각지 선전·선동 사업 소식과 함께 내부 사업 소식이 주로 이어졌다.

올해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의 횟수는 대폭 줄었다. 북한 정보 포털에 따르면 올해 그는 지금까지 총 18회의 공개 활동만 진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30회의 공개 행보를 가진 것에 비하면 60%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경제난 해소를 국가 기조로 삼은 데 비해 경제 관련 현지 지도가 줄어든 것이 눈길을 끈다. 지난 1월 6일 순천린비료공장의 건설 현장을 찾은 이후 지난 1일 공장의 준공식에 참석하기까지 별다른 경제 관련 행보에 나서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해 두드러진 경제 성과가 나오기 어려운 환경이었던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한 달 동안 김 위원장의 행보를 살펴보면 그는 단 두 번만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일정 모두 약 20일간의 잠행 후 이뤄진 공개 행보였다. 특히 잠행 동안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신변이상설' 등이 불거지며 세간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북한은 특별한 대외 메시지 없이 내부 단속에만 집중했다. 경제 관련 현지 시찰은 고위급 실무 책임자인 김재룡 내각총리와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번갈아 가며 나설 뿐이었다.

뉴스1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24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공식행사에서 선보이는 메시지의 영향력은 오히려 더 부각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주재한 정치국 확대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유입 차단을 위한 방역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 코로나 19와 관련한 경각심을 한 차례 더 끌어올리는 조치였다. 아울러 당 간부 양성기지에서 일어난 부정부패와 관련해 리만건·박태덕 당 중앙위 부위원장도 해임했다. 코로나 19로 자칫 어수선해질 수 있는 국가 기강을 확실히 다지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3월에는 인민군의 동계 훈련 기간을 맞아 군사 행보에 공을 들였다. 그는 3월 9일 전선장거리포병구분대 훈련을 지도하며 포병훈련의 질을 높이고 실전화하는 과업들을 제시했다. 3월 21일에는 전술 유도무기 시범 사격을 참관해 북한의 새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실전 배치를 위한 훈련을 참관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군사 행보에 공을 들이던 3월 17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했는데, 여기서 그는 올해 계획된 모든 건설사업 일정을 미루고 평양 종합병원 건설을 최우선 과제로 세울 것을 지시해 눈길을 끌었다. 보건 사업 최우선이라는 '국가 계획 변경'을 공표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후 북한은 수시로 평양종합병원의 건설 소식을 전하며 중요성을 연일 부각하고 있다.

4월에는 정치국 회의를 다시 주재해 올해 첫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4가지 안건을 논의했다.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에는 불참했지만, 북한이 통상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주요 사안을 정치국 회의를 통해 결정해 온 만큼 직접 주요 결정에 관여한 셈이다.

5월 들어서도 공개 행보의 횟수는 적었지만 메시지는 굵직했다. 지난 2일에는 순천린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정면 돌파전이라는 전반적 국가 기조에 변함이 없으며 순천린비료공장이 정면 돌파전의 첫 성과임을 밝히며 정면 돌파전 추동에 다시 에너지를 불어 넣었다.

또 건강이상설 제기 후 그의 신변에 이상이 없음이 처음으로 확인된 행보이기도 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 24일에는 당 중앙군사위를 주재해 올해 초에 이어 또 한 번 핵 억제력 강화에 대한 언급을 내놓고 대대적인 군 조직 개편 등을 논의했다.

북한은 이처럼 정면 돌파전의 결산(10월 10일)과 올해 말 예정된 미국 대선(11월 3일)까지는 대외 행보를 줄이고 내부에 더 힘을 쏟을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의 행보도 현재와 같은 패턴으로 진행될 개연성이 높다. 당 창건 75주년(10월 10일) 기념일에 맞춰 정면 돌파전의 성과를 내는 것이 시급한 만큼 앞으로도 한동안 김 위원장의 공개행보는 드물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0월께 정면 돌파전의 성과가 각 사업과 지역에서 가시적으로 나타날 경우 김 위원장이 성과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목적의 공개행보를 늘일 가능성도 있다.
carrot@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