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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코로나 확산·남북관계 경색으로 6·15 20주년 남북 공동행사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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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0년 6월 14일 밤 백화원 영빈관에서 남북정상간 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남북관계 경색 국면 속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행사가 남측 단독으로 개최된다.

통일부는 28일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계기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에 대한 국민적 의지를 모으는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서울시·경기도 및 김대중평화센터 등 민간단체들과 함께 ‘평화가 온다’(Peace.Come)라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시민참여형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다음달 1일부터 시민들이 평화를 주제로 한 노래와 춤, 그림 등을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는 ‘평화 챌린지’ 온라인 이벤트가 실시된다.

또 6·15 20주년과 평화를 주제로 한 무관중 공연을 녹화해 다음달 13일 KBS ‘불후의 명곡’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할 예정이다.

‘전쟁을 넘어서 평화로’라는 주제의 평화경제 국제포럼도 진행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사회를 맡고 김연철 통일부 장관,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등이 대담에 참여하는 형태로, 해외 인사들은 재택 또는 사무실에서 영상으로 참여한다.

오프라인 행사도 마련된다. 다음달 14일에는 시민들이 경기도 파주 접경지역 일대를 걷는 ‘평화산책’ 프로그램이, 20주년 당일인 15일에는 통일부와 서울시·경기도, 김대중평화센터가 공동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6·15 20주년 기념식 및 시민 문화행사’가 개최된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될 경우 행사 규모가 축소되거나 개최 장소가 조정될 수 있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6·15공동선언은 2000년 6월 13∼15일 평양에서 진행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된 것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대화와 교류를 시작하고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추진함으로써 남북관계 개선의 초석을 놓은 선언문으로 평가된다.

남북은 2001~2008년에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생했던 2003년을 제외하고 공동으로 기념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통일부는 20주년인 올해 민간단체 등과 협력해 남북간 교류와 공동 기념행사를 개최할 계획이었다.

올 초 민간단체들이 북측에 20주년 공동행사 개최를 몇 차례 제안했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남북관계 경색 속에 북측은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 지속되고 코로나19 발생 등으로 공동행사 개최가 객관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당국 차원에서 북측에 공동행사를 제의한 바는 없다”며 “ 20주년의 의미가 있는 만큼 같이 했으면 좋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 앞으로 남북이 합의했던 사항을 같이 기념하면서 남북 관계를 공동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손 잡는 기회가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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