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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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유럽연합(EU)이 출범 이래 최대규모인 7500억유로(약 102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은 EU회원국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27일(현지시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열린 EU 예산안 발표자리에서 총 7500억유로 규모의 기금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5000억유로는 보조금 형식으로, 2500억유로는 대출금 형식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EU는 높은 신용등급을 활용해 금융시장에서 7500억유로를 조달해 지원한다. 이 자금은 향후 플라스틱세, 디지털세 도입 등 새로운 수입원을 통해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자금은 모든 회원국들에게 제공된다"며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피해가 극심한 국가들에게 우선순위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 재생에너지 등 저탄소 산업에 기금을 지원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EU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인 '그린딜'을 코로나19 기금 사용 우선순위로 뒀다. EU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의 코로나19 기금은 기후변화, 디지털화 등 우리가 직면한 도전들을 기회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경기부양책은 제안에 불과한 것으로 아직 갈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EU 회원국들간 갈등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은 100%를 넘는 수준이다. 이에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오스트리아 등 북유럽 4개국은 코로나19 경기 부양책이 보조금이 아닌 상환해야하는 대출금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채무 역시 넘어야 할 산 중 하나다.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이 발간한 반기 금융안정성보고서에 따르면 유로존 국가들의 올해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8%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적자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유로존 각국이 코로나19발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정책을 확대한 결과다.
이날 오전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역시 "올해 유로존 경제는 8~12% 위축될 것"이라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보다 두 배 더 큰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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