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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베일 벗은 '설국열차' 드라마…계급투쟁 메시지는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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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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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동명 영화를 드라마로 옮긴 '설국열차'가 마침내 전 세계에 공개됐습니다.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총 10회 중 1, 2회가 공개된 드라마 '설국열차'는 영화가 강조했던 계급 투쟁과 사회적 불평등에 관한 메시지보다는 살인사건 미스터리에 더 집중했습니다.

드라마는 영화와 마찬가지로 지구가 얼어붙고 윌포드가 설계한 설국열차의 꼬리 칸에 올라타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설국열차가 출발한 지 6년 9개월 26일이 흘렀습니다.

무임승차라는 이유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아온 꼬리 칸 사람들은 식량인 단백질 블록의 배급량마저 줄어들자 반란을 준비합니다.

이 중에는 전직 형사 레이턴(데이비드 디그스)이 있는데 그는 반란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며 주저합니다.

꼬리 칸 사람들이 반란을 시도하려는 그때, 앞칸에서 갑자기 레이턴을 데려갑니다.

윌포드를 위해 일하는 멜라니(제니퍼 코넬리)는 3등 칸 승객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열차의 유일한 강력계 형사 출신인 레이턴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레이턴은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동시에 앞칸에서 반란을 성공시킬 수 있는 단서들을 찾으려 합니다.

상영 시간이 두시간이 조금 넘었던 영화를 10회짜리 드라마로 늘려놓으면서 살인 사건이라는 소재가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1회와 2회는 팔다리와 생식기가 없는 시체가 등장하고 이 살인 사건과 열차가 가진 여러 비밀이 어떤 식으로 연결될지 시청자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전개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가 가지고 있던 매력은 상당 부분 사라졌습니다.

영화에서 꼬리 칸 사람들이 커티스(크리스 에번스)의 지휘 아래 반란을 일으키고 앞칸으로 전진해 나가면서 다음 칸엔 무엇이 있을지를 관객이 기대하게 했다면, 드라마는 처음부터 1등 칸부터 3등 칸, 심지어 맨 앞칸의 모습까지 비춥니다.

영화는 앞칸과 꼬리 칸이라는 열차의 구조적 특성을 십분 활용했습니다.

꼬리 칸 사람들이 앞으로 나아갈수록 마주하는 앞칸의 모습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에 관한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드라마는 2년 전에도 비슷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영화와는 다른 미스터리를 던지지만, 열차라는 상징적 소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지는 못합니다.

미국에서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먼저 공개됐는데, 호평과 혹평을 동시에 얻었습니다.

BBC는 "서스펜스와 몰입감 넘치는 결과물"이라고 호평했고, LA 타임스는 "시의적절하고 신선하며 직설적인 선언이 나온다"며 "드라마가 자본주의에 대해 비판을 한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비판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뉴욕타임스는 "액션은 판에 박혀있고 드라마는 따분하고 감상적이다. 계급 분열과 테크노크라시(과학 기술 분야 전문가들이 많은 권력을 행사하는 정치 및 사회 체제)의 사회적 상징은 영리하게 표현됐지만, 그것들을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할 만큼 설득력 있거나 일관성 있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인디와이어는 "드라마 '설국열차'는 봉준호의 '설국열차와'는 전혀 다르다"며 "오히려 TNT(드라마가 방송된 워너미디어의 케이블 방송 채널)가 최근 10년 동안 만들어왔던 SF 드라마와 정확하게 같은 종류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권태훈 기자(rhors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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