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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방역 전문가가 ‘KF94’보다 수술용 덴탈 마스크가 더 적합하다고 권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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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26일 전북 전주시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이 택시에 탑승하고 있다. 전주=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상황에서 ‘KF94’ 등 방호가 강력한 마스크보다 ‘덴탈 마스크’로 통칭되는 수술용 마스크가 공중 보건에 더욱 적합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김미나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대한의학회지(JKMS) 오피니언란 기고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김 교수는 기고문에서 “KF94나 N95 마스크는 비말 포획 기능은 우수하지만, 얼굴과 마스크 모서리가 밀착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고 오랜 시간 착용에도 편안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 “KF94와 N95 마스크는 장시간 착용시 호흡이 어렵고, 필터가 취약해 장시간 착용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증상 감염자는 사용하기조차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KF94나 N95보다 ‘덴탈 마스크’와 같은 수술용 마스크 착용이 적절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수술용 마스크의 비말 차단 효과는 오래 전부터 검증됐다”며 “코로나19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한 공중 마스크로 가장 권장되는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면 마스크와 대비되는 장점도 들었다. 그는 “면 마스크의 바말 방지 효과는 수술용 마스크보다 떨어진다”며 “면 마스크는 수술용 마스크를 구할 수 없을 때에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기온이 올라 마스크 착용 불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학교 개학에 따라 활동량이 많은 어린이·청소년들의 마스크 착용 거부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수술용 마스크가 대안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코로나19 유행과 함께 KF94·KF80·N95 마스크 등이 공적 마스크 등으로 지정돼 보급됐으나 사용 과정에서 많은 불편과 문제점도 드러났다.

얼굴에 밀착해 쓰는 KF94나 N95 마스크는 숨쉬기가 불편해 장시간 착용자는 얼굴에 걸친 채 코는 노출하는 등 잘못된 방법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의료계는 “코를 드러내는 것은 마스크를 안 쓴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해왔다.

또 마스크 착용이 더욱 요구되는 어린이, 노약자, 임산부, 호흡기 질환자는 보건용 마스크 착용에 따른 호흡 곤란을 호소해왔다. 보건 당국은 “임산부, 호흡기·심혈관 질환자, 어린이, 노약자 등은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이 불편하면 사용을 중지하고, 필요하면 의사 등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고 마스크 포장에도 주의 문구를 인쇄하는데, 상시 마스크 착용 과정에서 대상자들은 이런 문제를 자주 겪어왔다는 지적이다.




KF(코리아 필터·Korea Filter)는 입자 차단 성능 수치다. ‘KF80’은 평균 0.6㎛ 크기 입자를 80% 이상 차단하고 ‘KF94’는 평균 0.4㎛ 크기 입자를 94% 차단한다. 시중에서는 ‘KF99’까지 시판 중이다. 숫자가 높을수록 황사, 미세먼지,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차단 효과는 뛰어나지만 호흡에 지장을 준다.

식품의약안전처는 보다 호흡이 원활하고 비말 차단 효과도 갖춘 수술용 마스크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제조 표준안을 재정비하고 생산량을 늘리는 등 대비에 나섰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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