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25/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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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이후 '정신대'와 '위안부'의 용어 차이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용어 자체에 의미를 두기보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실질적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할머니는 지난 25일 대구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정신대와 일본군 위안부는 엄연히 다른 용어라고 주장했다. 정신대는 공장으로 일을 하러 간 노동자지만 위안부 피해자들은 강제로 성 착취를 당한 피해자이므로 다르게 써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여성가족부 'e-역사관'에 따르면 '정신대(挺身隊)'는 '천황을 위해 솔선해서 몸을 바치는 부대'라는 뜻으로 노동 착취에 가깝다. 일본군 위안부(慰安婦)가 '성착취'를 위해 만들어진 용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개념이 다른 두 단어지만 1990년대 초반까지 국내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들은 '정신대'를 주로 사용해왔다. 정신대에 끌려간 여성 노동자들이 위안부로 끌려가는 사례 등이 있어 정신대와 위안부를 혼용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도 이 할머니의 지적이 있자 "1990년대 활동을 시작할 당시 피해 실상이 알려지지 않아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용어를 사용했던 것"이라고 해명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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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라는 단어도 가해자 입장들어가 있어"..."'단어'보다 활동에 의미를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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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머니의 지적이 있지만 '정신대'와 '위안부' 두 용어를 구분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 용어가 한국에서 사용됐던 역사적 배경과 흐름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할머니를 도와 2차 기자회견을 진행했던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단체명을 '위안부'로 바꾸는 게 어떠냐는 의견이 나왔지만 정신대 안에 일본군 위안부도 포함이 되는데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용어를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아 정신대라는 용어를 써왔다"고 밝혔다.
이어 "게다가 위안부라는 용어 또한 가해자 입장에서 사용하는 용어라는 점에서 오히려 정신대라는 용어가 더 낫다고 생각해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며 "용어 자체에 중점을 둘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정신대 할머니, 위안부 할머니의 아픔을 이해하게 하는 노력 자체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정신대와 위안부를 구분짓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한다. 위안부 지원 단체들이 해당 용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정대협이 명칭을 정의연으로 바꾼 것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두 용어를 구분짓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정대협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이용할 의도로 해당 명칭을 사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안부 사건이 처음 논의된 시점에서는 두 용어를 구분짓기 어려워 정신대란 용어를 사용했을 것"이라며 "시민단체 입장에서 단체 이름을 쉽게 바꿀 수 없는 사정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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