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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작품 낙찰액 절반 기부…후배 돕는 거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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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창열의 `회귀`


코로나19로 전시가 수개월 멈추면서 젊은 작가들이 설 곳이 점점 줄고 있다. 갤러리들은 이왕이면 잘 팔리는 기성 작가들의 작품으로 전시 공백 기간 수익을 메꾸려고 한다.

'물방울 작가' 김창열(91)과 추상화가 윤명로(84) 등 한국 화단 거장과 인기 작가 43명이 곤경에 처한 젊은 작가들을 위해 두 팔을 걷었다. 서울옥션의 '#착한 경매-#아트서클(ARTCIRCLE)' 참여작 낙찰액 절반을 후배 작가들의 작품 구입에 쓰는 용단을 내렸다. 거장과 인기 작가 작품 경매는 온라인에서 0원부터 시작하는 제로베이스 방식으로 진행되며 29일 오후 2시부터 순차적으로 마감된다.

서울옥션은 25일 "낙찰액 절반으로 작가가 추천하는 후배 작가 2명의 작품을 구매한 후 다음번 아트서클 경매에 출품해 수익금까지 후배 작가들을 도울 예정이다"며 "컬렉터들도 단지 작품을 구매하는데 그치는게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술 생태계에 기여하는 착한 소비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매에 나온 김창열 작품은 천자문 바탕 위에 생기 넘치는 물방울을 얹은 2017년작 '회귀'로 통상 7500만원에 팔린다. 윤명로 추상화 '고원에서 MXVI-401'은 4500만원, 추상화가 오수환(74) '대화'는 3500만원에 판매되는 작품들이다. 한지 조형물 작가 전광영(76)의 푸른색 '집합'은 1억3000만원, 제주 화가 이왈종(75) '제주생활의 중도'는 3000만원에 팔리지만 이번 경매에서는 모두 0원에서 응찰이 시작됐다.

'#아트서클'은 지속 가능한 미술 생태계를 위해 캠페인으로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먼저 출품한 작가로부터 추천 받은 작가라면 누구나 아트서클에 참여할 수 있다.

서울옥션은 "10만여명으로 추산되는 전업 작가 중 현재 미술 시장에서 인지도를 갖추고 작품이 거래되는 작가는 1%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할 때 아트서클을 통해 많은 작가들이 시장에 새롭게 소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 작가들은 지난 3월에도 코로나19 피해 돕기 '#힘내요 대구'에 자신의 작품을 0원에 출품해 대구시청에 기부금 약 6억원을 전달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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