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담비, 양봉산업 피해 '등검은말벌'의 천적 확인

국립수목원·경북대 연구팀, 학계 최초로 밝혀

(포천=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멸종위기종인 '담비'(Martes flavigula)가 꿀벌 사냥 등 생태계를 교란하는 '등검은말벌'(Vespa velutina)의 천적으로 확인됐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경북대 연구팀과 함께 담비가 등검은말벌의 집을 공격하는 것을 학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담비 분변에서 발견된 등검은말벌 수컷 [국립수목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등검은말벌은 중국 남부 저장성 일대가 원산지로 국내에서는 2003년 부산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이후 전국으로 확산했다.

주로 꿀벌을 사냥, 관련 산업에 연간 1천700억원의 경제적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생태계 교란과 공중 보건적 피해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환경부는 2019년 등검은말벌을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했다.

국립수목원과 경북대 연구팀은 경북 청도군 일대 산림에서 수거한 담비의 분변을 분석, 등검은말벌 집을 공격해 포식하는 천적으로 확인했다.

담비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관심 대상 종으로 지정된 법적 보호종이다.

잡식성으로 식물 열매와 꿀을 비롯해 포유류, 설치류, 곤충에 이르기까지 먹이 섭식의 폭이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립수목원과 경북대 연구팀은 2019년 등검은말벌의 또 다른 천적으로 '은무늬줄명나방'을 발견했다. 이 나방은 등검은말벌의 유충과 번데기를 공격한다.

등검은말벌(왼쪽)과 은무늬줄명나방 [국립수목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등검은말벌의 새로운 천적을 발견, 유해 말벌류 방제 대책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며 "주요 산림지대 말벌의 서식분포와 독성·생태적 특성을 지속해서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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