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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술의 세계

경매 나온 보물…간송미술관 불상 둘러싼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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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제공 = 케이옥션]


"시작가 15억원을 부를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인가?"

간송미술관이 상속세와 재정난을 견디지 못해 미술품 경매시장에 내놓은 신라 불상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위작 시비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반해 간송 전형필(1906~1962)이 일제강점기 문화재 약탈을 막기 위해 전재산을 털어 구입한 국보와 보물을 폄하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는 27일 케이옥션 경매에 각각 시작가 15억원에 출품되는 간송미술관 불상은 보물 제284호 금동여래입상(金銅如來立像)과 보물 제285호 금동보살입상(金銅菩薩立像)이다. 1938년 설립된 간송미술관 소장품이 공식적으로 미술품 경매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간송미술관이 연간 2번 전시를 하는 등 폐쇄적으로 운영돼 학계 연구자들이 두 보물의 실물을 제대로 평가할 기회가 없었다. 따라서 학계 일각에선 작품 진위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1990년대 후반 원로학자가 보물 제285호 금동보살입상에 대한 위작설을 제기하면서 지금은 대부분의 한국미술사와 불교미술사에서 빠진 상태"라는 미술 전문가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1963년 보물로 지정됐기에 최근 감정 기술로 성분 분석 등을 한 후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케이옥션은 "국가가 이미 진위 여부를 확인해 보물로 지정한 문화재다. 여러 내부 논의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가격을 결정했다. 다만 경매 당일에는 시작가가 변경될 여지가 있다"고 일축했다.

최응천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도 "보물 가격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위작 논란은 성급하다. 1960년대 당시 정부로부터 보물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간송 선생의 혜안이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주변 전문가와 고미술 동인회의 철저한 검증을 받아서 구입한 보물이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보물이 국가 기관이 아닌 개인에게 넘어갈 것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개인 소장가가 낙찰받을 경우 항온·항습 등 박물관 수준의 보존 기술로 불상을 지키는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동여래입상은 7세기 중반 통일신라 시대, 금동보살입상은 6~7세기 신라 시대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이상적인 낙찰자는 국립중앙박물관이나 문화재청 등이다. 하지만 국립중앙박물관 한 해 문화재 구입 예산은 40억원으로 이번 경매에 30억원 이상을 쏟아붓는게 쉽지 않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가가 산다면 중앙박물관이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구매와 관련해 협의를 원한다면 응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공공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국가 지정 문화재라도 사유재산이면 사고 팔 수 있다. 다만 국외 반출은 문화재 보호법에 의해 금지돼 있다.

한편 상속세가 도대체 얼마이길래 보물을 경매 시장에 내놨느냐는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다. 국보와 보물 등 국가 지정 문화재에 대한 상속세는 없고, 지정 문화재 외 소장품과 간송미술관 건물은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유여서 상속세 문제보다는 재정난이 크게 작용했다.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최근 "국세청과 문화재청을 비롯한 여러 기관과 개인의 배려와 도움을 받았으나 소장품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며 "불가피하게 소장하고 있는 불교 관련 유물을 매각하고 지금까지 간송미술관을 상징해온 서화와 도자, 그리고 전적이라는 중심축에 더욱 집중하려 한다"고 밝혔다. 간송미술관은 미술관 수장고와 대구 분관 신축 등에 국비와 지방비 등 약 48억원을 지원받은 바 있다.

최 교수는 "간송 소장품을 3대까지 지켜온 것만 해도 대단하다. 종교계 입장에선 불교 미술품만 내놓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있지만 간송이 회화와 도자기로 수집을 시작해 일관성을 지키기 위한 고육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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