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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미·유럽 '어린이 괴질' 확산…초등 등교 앞두고 학부모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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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괴질' 부른 'G그룹' 바이러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에게서 검출

27일 유치원·초등생 등교에 "학업보다 생명 우선" 발 동동

13개국서 발생 '급속도 전파'…방역 당국 "내주 감시체계 가동"

메트로신문사

[메트로신문 이현진 기자]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유럽에서 유입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이들 지역에서 유행 중인 어린이 괴질(소아 다기관 염증증후군: MIS-C)이 국내에 전파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장 고3에 이어 오는 27일 등교 수업을 앞둔 유치원과 초등학생 학부모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최근 국내 코로나19 환자 142명, 151건의 검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바이러스 염기서열 분석 결과,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들로부터 'G그룹'에 속하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S, V, G 그룹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S와 V그룹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G그룹은 유럽과 미국에서 주로 발견된다.

미국·유럽발 G그룹 바이러스가 우려를 낳는 이유는 현재 어린이 괴질이 미국과 유럽지역을 주축으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발병 아이들에게서 코로나 양성 반응이나 항체가 발견되고 있어 코로나19와 관련된 면역반응의 일종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병을 앓으면 고열·피부 발진·복부 통증 등의 증상을 보이고 심하면 관상동맥 염증으로 목숨을 잃는다.

MIS는 지난달 유럽에서 처음 보고돼 이날 기준으로 세계 13개국으로 확산했다. 미국 내에서 이 질환이 발병한 곳도 17개 주에서 25개로 증가했고, 20대 환자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이태원발 집단감염이 미국·유럽발 바이러스로 확인됐다는 발표에 당장 27일 등교 수업을 앞둔 학부모들은 패닉에 빠졌다.

안양시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김유라(38) 씨는 "대구에서 코로나 사태가 심각하던 지난 3월 '가와사키병 증상이 나타난 아동 1명이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됐다'는 뉴스를 본 적 있다"라면서 "급성 열성 발진증인 '가와사키병'이 '어린이 괴질'과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는데 혹시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된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초등학생 부모라고 밝힌 네티즌도 "유럽형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발견되면서 '어린이 괴질'이 전파되는 상황이 올까 너무 두렵다"면서 "교육 당국은 코로나 확진 시 출결 인정 등을 얘기하는데 지금 중요한 건 출결이나 학사 일정보다는 아이들의 건강과 목숨"이라고 말했다.

특히 마스크 쓰기와 거리 두기 등 생활 방역수칙을 스스로 지키기가 쉽지 않은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등교를 더 미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초등학생 1학년과 6학년 자녀를 둔 경기도 군포시 학부모 이 씨는 "어른인 나도 실내에서 5~6시간 마스크 착용이 덥고 숨 가쁘고 힘든데, 아이들이 과연 등교해서 잘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개학은 미루고 돌봄은 하되, 돌봄에 최소한의 아이들이 최대한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학습권 보장만 운운할 게 아니라 생명권을 우선 보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부는 코로나19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아·청소년 다기관 염증증후군(어린이 괴질)에 대한 감시체계를 운영할 방침이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소아·청소년다기관염증증후군은 유럽과 미국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사용하고 제시하는 감시 방법, 사례 정의, 조사 방식을 국내에 적용하도록 국내 전문가로부터 자문하고 있다"라면서 "이 부분(자문)이 끝나면 국내 감시 방법, 조사 방법을 확정하고 다음 주쯤 감시·조사 체계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 20일 등교 개학을 한 고3에 이어 오는 27일 고2·중3·초등1∼2·유치원생의 등교를 시작할 예정이다. 내달 3일에는 고1·중2·초3∼4가 학교에 나가고, 8일에는 중1·초5∼6학년이 순차적으로 등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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