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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유시민 “생전의 노 전 대통령,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강물같은 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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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당신께서 만들어 주신 길을 따라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을 억강부약 대동 세상으로 이뤄가겠다”

세계일보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 생전 영상이 대형 모니터를 통해 나오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를 맞아 "지금 그분은 어떤 강물도 마다하지 않는 바다가 됐다"면서 고인을 기렸다.

유 이사장은 이날 오전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11주기 추도식에서 "생전의 노 전 대통령은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강물같은 분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와주셨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함께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도 함께하고 있다. 특별한 환영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보수야당 당대표의 추도식 참석은 4년만의 일이다.

유 이사장은 "우리 모두가 생각과 이념과 삶의 양식은 다를지라도 이 대한민국이란 바다에서 하나로 얽혀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그런 내일이 오길 기대해본다"며 "부디 건강한 모습으로 내년 이자리에서 또 만나 뵐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떠나시고 맞는 11번째 5월"이라며 "당신이 그토록 원하던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가 아주 가까운 현실이 돼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알다시피 묘역은 대통령이 잠들어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그분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을 담아서 1만5천여 시민들이 만들어준 박석이 깔려있는 곳"이라며 "이 돌에 쓰여있는 글들을 읽다보면 아이들의 이야기가 아주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민주시민으로 곧게 자라서 이제 청년이, 어른이 돼있는 박석 속 이름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나라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고 있다"며 "그 아이들과 청년들에게 노무현이란 이름은 언제까지나 친구 같았던 대통령, 당당한 지도자, 새로운 시대를 향해 앞서나갔던 시민, 그런 모습으로 언제까지나 함께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유 이사장은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역사의 어느 길목, 어느 굽이를 지나고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며 "그러나 여기있는 모든 분들과 이 박석을 만든 시민들, 그리고 오늘 이 행사를 함께 지켜봐주는 모든 시민들이 이 길목과 굽이를 지나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그 모든 여정을 함께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작은 규모로 치러지는 11주기 추도식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유 이사장은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서 마음만 여기에 보내시고 각자 살아가는 자리에서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서 추도식을 함께하는 시민, 노무현재단 회원에도 각별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방역당국과 의료진 여러분의 노고와 국민의 현명한 대처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무현재단도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추도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여권의 대권 잠룡들이 23일 일제히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으며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잇겠다고 다짐했다.

여론조사에서 대권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이날 공식 발언 없이 당 지도부와 함께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해 조용히 고인을 기렸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그 깊은 마음을 오롯이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부족하나마 당신이 가리키고 만들어 주신 길을 가려 애써본다"며 "당신께서 만들어 주신 길을 따라 '반칙과 특권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을 억강부약 대동 세상으로 이루어 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21대 총선 대구 수성갑에 도전했다 낙선한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 때 부산 북강서을에서 낙선한 노 전 대통령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 꼭 같은 과정이었고, 꼭 같은 결과였다"며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페이스북에 "노무현 없는 노무현 시대. 대통령님께서 꿈꾸시던 나라, 국민들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대통령님이 뿌린 씨앗이 하나씩 싹을 틔워가고 있다"며 "이제는 정말 편하게 쉬셨으면 좋겠다. 대통령님, 오늘따라 더 보고 싶다"고 그리움을 표시했다.

강원지사를 지낸 이광재 당선인은 페이스북에서 자신이 23살일 때 처음 만난 노 전 대통령의 '나는 정치를 잘 모른다. 나를 역사 발전의 도구에 써달라'던 말을 언급하며, "영원한 스승이자 친구이자 내 마음속의 영원한 대통령.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를 꿈꾸셨던 대통령님을 기린다"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전날 우호교류 협약차 김해를 내려간 길에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

박 시장은 페이스북에 "저 박원순은 노무현의 영원한 동지"라며 "당신의 뜻을 따라, 생전에 미처 못다 하신 대한민국의 남은 과제를 함께 풀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물은 굽이쳐 흘러도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당신의 신념은 곧 우리 모두의 신념"이라며 "당신이 떠나시고 11년이 되는 오늘, 노무현의 가치와 정신을 다시금 기리고 다짐해본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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