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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美, 항공자유화조약도 탈퇴…트럼프 "새 조약 맺을 기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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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무기 조약 합의할 것…중국도 포함"

뉴시스

[앤드루스공군기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앤드루스공군기지에서 전용기에 탑승하며 미소를 보이고 있다. 2020.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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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난영 김예진 기자 = 미국이 국제적인 군사 활동 투명성 증진 및 신뢰 구축을 위한 국제조약인 '항공자유화조약(Open Skies Treaty)' 탈퇴를 선언했다. 러시아가 조약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다.

백악관 발언록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사우스론에서 전용기 출발 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조약을 준수하지 않았다"라며 "그들이 준수할 때까지 우리는 손을 뗄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같은 날 국무부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미국은 내일 항공자유화조약 탈퇴 결정을 통보할 것"이라며 "내일부터 6개월 이후엔 미국은 더는 그 조약 당사자가 아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러시아가 다시 조약을 완전 준수한다면 탈퇴를 재고할 수도 있다"라며 "미국은 오늘날의 현실에 비춰 모든 조약을 명확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그런 조약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평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와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발전시켰다"라면서도 "우리가 맺은 협정에서 상대편이 이를 준수하지 않는다면 손을 뗄 것"이라며 "대부분의 경우 그건 오래된 조약, 오래된 협정"이라고 했다. 또 "우리가 새로운 협정을 맺거나, 함께 협정을 되돌리기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기존 협정 대신 새 협정을 체결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는 아울러 "무기 조약들을 보자면, 우리는 아마도 러시아와 무기 조약에 대해 합의를 할 것"이라며 "그리고 중국이 포함될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런 행보가 러시아와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는 "아니다. 우리는 러시아와 매우 좋은 관계를 맺을 것"이라며 석유 문제를 거론, "우리는 에너지 분야 일자리 수백만개를 구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2년 발효된 항공자유화조약은 참가국 전체 영토에 걸친 비무장 항공감시프로그램 구축을 통해 상호 신뢰를 형성하고 군사력과 군사 활동에 대한 투명성을 담보하자는 내용으로, 미국과 러시아, 영국 등 총 35개국이 당사자다.

지난 1955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당시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이 불가닌 소련 총리에 제안한 이후 1992년 미국을 비롯한 20개 이상 국가들이 조약에 서명했고,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비준 절차를 거쳐 2002년 발효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항공자유화조약 탈퇴는 지난해부터 예측돼왔다. CNN은 앞서 지난해 8월 미 당국자를 인용, 트럼프 행정부가 조약 탈퇴 선언을 앞두고 있으며 민주당 중심 의회에서 이를 비판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은 예전부터 러시아가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 인근 비행에 제약을 가해왔다며 조약 위반이라고 주장했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조약 탈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 냉전 종식 상징으로 평가돼온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발을 뺐다. 중국을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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